'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류현진은 흔들림 없었다. 한국인 사상 4번째 쿠어스필드 승리투수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쿠어스필드 데뷔전 승리는 최초의 일이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다저스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4연승으로 시즌 7승(2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에게는 쿠어스필드 첫 등판이었다. 지난해 6월 쿠어스필드 등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완봉승을 거둔 LA 에인절스전에서 타구에 맞아 왼쪽 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뛴 바 있다. 하지만 1년만의 쿠어스필드 등판에서 당당히 승리투수가 됐다.

쿠어스필드는 익히 알려진대로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다. 약 161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평지에 비해 타구가 날아갈 때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 공이 조금만 떠도 홈런이 나온다. 투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옥 같지만 류현진은 이곳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선수로는 역대 4번째 쿠어스필드 승리 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찬호와 김선우 그리고 김병현에 이어 4번째로 승리투수가 됐는데 콜로라도에서 뛰지 않은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박찬호는 쿠어스필드에서 선발 9경기 포함 통산 18경기에 나와 5승2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다. 첫 선발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4차례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자책점 4.3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이어 2005년 시즌중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콜로라도로 이적해온 김선우는 쿠어스필드에서 선발 4경기 포함 통산 11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5.35를 기록했다. 특히 그해 9월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9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역대 13번째 쿠어스필드 완봉승 투수로 역사에 남았다.
또한 2005~2007년 두 시즌 반 동안 콜로라도에서 활약한 김병현도 쿠어스필드에서 선발 29경기 포함 통산 48경기에 나와 11승15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한 바 있다. 박찬호·김선우·김병현 외에는 한국인 투수 그 누구도 쿠어스필드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며 등정할 수 없는 고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에 이어 류현진이 당당히 쿠어스필드 승리투수가 됐다. 그것도 쿠어스필드 첫 등판에서 선발승은 류현진이 한국인 투수 최초의 기록이다. 류현진이 또 한 번의 한국인 투수의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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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어스필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