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34, 롯데)에게 SK는 비타민이었다. 시즌 첫 승에 이어 복귀전 승리의 제물로 삼았다. 송승준이 다시 한 번 SK를 울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 중심에는 포크볼이 있었다.
송승준은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98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2승(7패)째를 따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이 유난히 좋지 않았던 송승준이었다.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1승7패 평균자책점 7.14에 그쳤다. 시즌이 개막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승수는 딱 하나였다. 그만큼 부진이 심각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이 겹쳐 결국 2군에 내려갔다 오기도 했다. 하지만 SK전에는 자신감이 있을 법했다. 첫 승 상대가 SK였고 경기장도 문학구장이었기 때문이다.

송승준은 5월 3일 문학 SK전에서 5⅔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위기 상황을 잘 넘기며 1실점으로 버텨 승리투수가 된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그 좋은 기억이 있었던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로 다시 호투했다. 한 경기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만 투구 내용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점차 올라왔고 사사구를 내주지 않는 등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유리하게 볼 카운트를 잡고 공격적인 승부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송승준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포크볼의 위력이 워낙 좋았다. 130㎞ 초반대의 구속을 유지한 포크볼은 좌타자 기준으로 살짝 바깥쪽에 떨어지며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SK는 이날 라인업에 4명의 좌타자를 배치했는데 이 포크볼에 맥을 못 추는 모습이었다. 임훈이 두 차례, 박계현이 세 차례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포크볼과 짝을 이루는 커브도 예리하게 떨어졌다. SK 타자들이 혼란을 일으킬 만한 코스와 구속 차이였다.
한편 송승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도 숨구멍이 열렸다. 롯데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옥스프링, 유먼), 그리고 장원준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은 큰 문제 없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송승준의 부진, 그리고 확실하지 않은 5선발이 문제였는데 송승준이 반등 가능성을 보이며 벤치의 고민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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