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37승’ 아시아 선발 잔치 벌어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08 05: 59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발 투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바람이 거셀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이렇게 셀 줄은 현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에 아시아 바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워졌다.
올 시즌 현지 언론에서는 부쩍 아시아 출신 선발 투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늘었다. 아시아 선발 투수 자체가 양적으로는 극소수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지만 나름대로의 실적과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다르빗슈 유(28, 텍사스)와 이와쿠마 히사시(33, 시애틀)의 맹활약, ‘한국산 괴물’ 류현진(27, LA 다저스)의 데뷔 첫 해 맹활약으로 재점화된 아시아 선발 돌풍은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가 지난겨울 거액의 몸값을 받고 미국에 진출하면서 더 거세졌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그 화제는 더 커지고 있다. 다들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까닭이다. 다나카는 입단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모든 미국 야구팬들이 주목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첫 1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하며 9승1패 평균자책점 2.02의 환상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선발 전 경기에서 QS를 기록한 선수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다나카가 유일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부문에서 2위에 오른 다르빗슈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다. 잔부상이 있었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행보다. 11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고 76⅓이닝에서 9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올 시즌도 탈삼진 타이틀의 유력한 후보자로 떠올랐다. 명실상부한 텍사스의 에이스로 올해도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함께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나카와 다르빗슈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맞수가 됐다.
2년차를 맞이하는 류현진도 만만치 않다. 왼 어깨 통증이 있었으나 복귀 후 4연승을 내달리며 7승2패 평균자책점 3.08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며 메이저리그 팬들의 시선을 한곳에 붙잡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승수 페이스로 첫 15승 고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그 외 선발 투수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이와쿠마는 7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만큼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지난해 승수(14승)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구위다. 대만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 천웨인(29, 볼티모어)은 12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MLB 데뷔 이래 최다승 페이스다. 볼티모어의 선발진을 이끌어가는 한 축이다.
베테랑들의 분전도 회자되고 있다. 사실상 올 시즌이 MLB 마지막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 구로다 히로키(39, 뉴욕 양키스)는 4승3패 평균자책점 4.27로 부상으로 붕괴된 양키스 선발진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재기를 노리는 마쓰자카 다이스케(34, 뉴욕 메츠)의 이름도 현지에서는 꾸준히 오르내린다. 올 시즌 선발승 1승을 포함,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1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이렇게 7명이 거둔 선발승은 벌써 총 37승에 이른다. 그간 박찬호, 노모 히데오 등 MLB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은 투수들이 많았지만 좋은 성적을 내는 아시아권 선발 투수들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해는 드물다. MLB 역사상 아시아 선발 투수들의 광풍이 가장 거센 시즌으로 기록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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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다나카-류현진-이와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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