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지독한 비극이 또 있을까.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의 이상윤, 구혜선에겐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비극들만 가득하다. 행복의 시작점이 그 비극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엔젤아이즈' 17회에서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윤재범(정진영 분)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윤수완(구혜선 분), 박동주(이상윤 분)의 슬픔이 그려졌다.
'엔젤아이즈'에는 오해와 음모가 가득하다. 그리고 그 오해에는 동주 어머니의 죽음이 있었고, 이 죽음에는 자신이 이를 저질렀다 믿는 재범, 그 죽음 덕분에 시력을 찾은 수완, 재범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오영지(정애리 분), 진짜 진범인 강지운(김지석 분)까지. 그야말로 등장인물간에 물고 물리는 비극이 드라마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리고 이 비극은 아무 죄 없는 두 사람, 동주와 수완을 괴롭혔다. 재범의 죽음은 비극의 기폭제이자 또 다른 시작이었다. 아버지 재범이 죽자 수완은 또 다시 시력을 잃었다. 수완은 극도의 죄책감을 떠안고 보는 것을 거부했다.
그렇게 수완이 점점 자신을 원망하며 갉아먹을 때, 그 어떤 과거나 사실보다 수완과의 사랑을 택한 동주는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시력을 잃은 수완을 극진히 보살폈으나 수완은 그를 밀어내기만 했다.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물러나는, 마치 유행가의 가사 같은 일들이 이들에게 일어났다.
결국 수완은 동주의 손을 놓고 홀로서기를 마음먹었다. 동주가 읽어주는 책이 아닌 홀로 손을 더듬으며 읽는 점자책을 택했고, 독립하기 위해 안내견을 분양받으려했다. 또한 수완은 동주에게 "너 보낼 것"이라며 "내 옆에 있으면 다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모든 죄와 죄책감을 떠안고 혼자 남으려는 수완이었다.
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 중 죄 없는 단 두 사람이 제일 고통받고 있다. 수완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동주 어머니의 눈을 받았을 뿐이고, 동주 또한 이러한 충격적 과거를 알지 못한 채 수완을 사랑했고 재범의 보살핌을 감사히 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밀려온 비극적 진실은 행복한 사랑을 하던 남녀를 단숨에 추락시켰다.
동주와 수완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이날 방송에서는 영지와 지운의 죄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해결의 실마리가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실만이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리라. 이제 '엔젤아이즈'가 3회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다시 미소짓길 시청자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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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아이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