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예능은 외면 받지만 진보한 예능은 박수를 받는다. ‘무한도전’ 배고픈 특집이 딱 그랬다. 지난주 선거특집에서 차세대 리더를 뽑은 후 선보인 배고픈 특집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배고픈 특집’으로 브라질에서 온 원주민으로 분한 여섯 멤버들이 도시에서 수렵채취만으로 자급자족하기에 도전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멤버들은 마치 과거 ‘무모한 도전’을 했을 당시를 생각나게 하는 모습이었다.
무일푼으로 생존을 하면서 배고픔에 허덕이는 멤버들은 9년 전을 떠올리게 했다. 제대로 입지도 않은 채 오로지 채집으로 허기를 해결해야 하는 모습에서 ‘무한도전’ 특유의 생생한 날것의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아마존에서 온 원주민으로 분한 멤버들은 쫄쫄이를 입고 가발을 착용, 외계어를 쏟아내고 몸개그로 원초적인 웃음을 유발했다.
멤버들은 돈 한 푼 없이 하루 동안 서울생활을 하는 미션에 돌입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지팡이와 수렵도구, 교통카드 뿐. 두 팀으로 나눠진 멤버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도심으로 진입했다. 무일푼으로 오로지 채집으로 배고픔을 달래야 하는 상황에서 멤버들은 극도로 예민해졌고 결국 비둘기 사냥까지 했다.
노홍철은 특유의 돌아이 면모를 드러내며 비둘기를 사냥했고 결국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비둘기 사냥에 성공했다. 멤버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했고 비둘기 눈을 보고는 마음이 약해져 불쌍하다면서 비둘기에게 훈계하기 시작했다.
정형돈은 “남이 준다고 다 먹으면 안된다고”, 박명수는 “정신을 바짝 차리란 말이야. 세상이 호락호락 하지 않아. 열심히 일해서 그걸로 먹고 살란 말야”, 노홍철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서울은 눈 떠도 코가 베인다고”며 차례로 돌아가면서 말 못하는 비둘기에게 충고, 코믹한 상황극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강에서 낚시를 하질 않나 음식을 두고 게임을 하다 이성을 잃고 제작진을 습격해 음식을 강탈해 닥치는 대로 먹었다. 제작진까지 당황스럽게 하는 이들의 돌발행동이 큰 웃음을 선사했다.
굶주림에 지친 원주민들은 각자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선정해 음식을 두고 대결을 벌였고 힘겨루기, 거짓말 탐지기, 몸에 얼음 넣고 참기 등 멤버들의 특기인 몸개그를 펼치며 ‘무한도전’만의 생생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한동안 진부한 포맷과 내용으로 침체기를 이어갔던 ‘무한도전’이 선거특집이 끝나자마자 배고픈 특집을 통해 가장 원초적인 개그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 또 하나의 레전드 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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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