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 옥택연과 최화정이 가슴 저린 오열을 펼쳐내며 ‘짠내 모자(母子)’로 등극,안방극장을 눈물짓게 했다.
지난7일 방송된 KBS 2TV주말드라마‘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연출 김진원/제작 삼화 네트웍스) 31회 분은 시청률 21.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주말극 시청률1위 자리를 빈틈없이 지켜냈다. 점차 최화정에게 마음을 여는 옥택연과 옥택연의 따뜻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최화정의 안타까운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던 셈이다.
극중 강동희(옥택연)는 강태섭(김영철)의 귀향으로 난처한 위치가 돼 버린 하영춘(최화정)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 상태.영춘은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담하게 묻는 동희의 변화된 태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영춘은 동희에게“니가 내 얘길 왜 들어줘?자식 버린 어미가 무슨 할 말이 있다구”, “그냥 하던 대로 해!하던 대로 계속 퉁박주구 구박해! 무섭게 왜 이래 이 자식아”라고 죄책감을 드러내며 자리를 피했다.

이후 영춘은 동희와 포장마차에 마주 앉아서도 좀처럼 속내를 털어놓지 않았다.답답했던 동희가“나는 와 낳았노?”, “할마시가 눈지 기억도 못하는 사람 아는 와 낳았냐고?”, “그런 인간 아는 와 낳았는데!”라고 쉴 새 없이 묻자 영춘은 마지못해“외로워서 낳았다 왜?”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이어“외로우면 데꼬 키우지 버리기는 와 버릿노?”라는 동희의 물음에 무심코 설명하려던 영춘은“자식 버린 에미가 무슨 할 말이 있어?”라고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동희는 뛰쳐나가려는 영춘에게“처녀가 아를 배도 할 말은 있다카더라!정아 그 가시나는 얼마나 당당하고 떳떳한데!”라고 미안해하는 영춘을 감싸는 발언을 던져 영춘을 더욱 심난하게 했다.
동희를 피해 혼자 걸어가던 영춘은 아픈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영춘은 갓난쟁이 동희를 장소심(윤여정)집 앞에 두고 떠나왔지만,십 수 년이 지난 후에도 동희를 잊지 못했던 터.약8년 전 눈 오는 겨울,동희를 보기 위해 소심의 집을 찾았던 영춘은 소심의 집 대문 앞에서 버려진 핏덩어리 강동원(최권수)-강동주(홍화리)를 끌어안고 눈물 흘리는 동희를 발견했다.자식을 버렸던 자신과 똑같은 운명을 타고난 동희를 바라보며 창백해진 영춘의 표정이 그 충격의 깊이를 가늠케 했다.
이날을 떠올리며 감정이 북받친 영춘은 힘없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쏟아냈다. “나하구 살 에미 팔자랑 똑같이 닮는다 그래서.너는 에미 팔자 닮지 말구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라구 버렸는데.어떻게 에미 팔자를 고대루 빼 박았어.너랑 동주 동원이 볼 때마다 그게 다 내 업 때문인가 싶어서 심장이 뜯겨 나가는 거 같다구”라며 목 놓아 오열하기 시작했던 것. “날 기억조차 못하는 놈 자식을.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자식을 왜 낳은 거야?이 천벌을 어떻게 다 받을라구 널 낳은 거야?”라는 영춘의 한 맺힌 절규에 묵묵히 지켜보던 동희마저 굵은 눈물방울을 떨궈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옥택연과 최화정 두 모자만 보면 짠하고 정감이 간다.강씨네 집안에서 두 사람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 수는 없나요?”, “옥택연씨 연기가 갈수록 감동적이네요.택연씨 눈물에 같이 울었답니다.좋은 연기 보여주세요”, “지금껏 참아왔던 영춘의 오열,오죽했음 자식을 버렸을지 영춘이 심정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등 두 사람에 대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그런가하면31회 방송 분에서는 태섭에게 애절하게 호소하는 강동석(이서진)의 모습이 담겨져 시선을 끌었다.동석-강동옥(김지호)-강기수(오현경)가 당했던 자전거 사고의 가해자가 차해원(김희선)아버지임을 알게 된 태섭은 동석과 해원의 결혼을 반대하고 나섰던 상황.태섭이 당한 사기에 대해 조사하던 동석은 태섭이 꽃뱀에게 사기당한 돈이 자전거 사고 합의금 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동석은 태섭에게“전 아버지 그 일,모르는 걸로 하겠습니다.아버지도 해원이 아버지 일 모르는 걸로 해주십시오”라고 제안했지만 태섭은“싫다.그래는 못하겠다!”고 단호하게 거절,동석을 착잡하게 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의 동석은 태섭의 팔목을 잡고“아버지 저도 한번은 해원이랑 좀.제발 좀.저 좀!”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뜨거운 울음을 삼켜냈다.결국 태섭은 처음 목격한 동석의 약해보이는 뒷모습에 덩달아 눈시울을 붉히며 흔들리고 말았던 것.이후 해원에게‘동옥이 사고 이야긴 일단 묻자 아버지도 그렇게 하자고 하셨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동석과 이를 모른 채 소심에게 고백하기 위해 무릎 꿇은 해원이 연달아 비춰지면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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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방송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