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무도’ 위기 특급 대처법, 믿고 보는 B급 개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6.08 11: 45

2006년 ‘무모한 도전’이 돌아왔다. 위기 때마다 방송됐던 B급 개그가 다시 한번 ‘무한도전’을 휘감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밑도 끝도 없는 원주민 변신이 바로 그 것. 이들은 처절한 몸개그로 멤버의 불미스러운 하차와 소개팅 특집 논란으로 불거진 잡음을 멈추고 다시 가열차게 달릴 준비를 마쳤다.
‘무한도전’은 지난 7일 방송에서 ‘배고픈 특집’이라는 주제로 멤버들이 원주민으로 분해 도시인 서울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을 꾸렸다. 멤버들은 말도 안 되는 수렵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처절하고 짠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대결을 통해 제작진이 마련한 음식을 쟁취하기 위해 분투했다. 우스꽝스러운 원주민 분장을 하고 과자 부스러기에도 환호하며, 음식만 보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멤버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만으로도 몸개그가 됐다. 음식을 하나 두고 제작진과 입씨름을 하며, 배려 없는 이기적인 행동은 소위 말하는 원초적인 웃음이었다. 동시에 그동안 장기 특집으로 인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탁월한 강약조절이었다. 

사실 ‘배고픈 특집’의 시작은 언제나처럼 말 한마디도 허투루 넘어가는 법 없는 ‘무한도전’이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박명수가 “웃음은 배고플 때 나온다”라고 했던 말을 증명하기 위해 ‘배고픈 특집’을 마련한 것.
물론 이날 멤버들은 “배고플 때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는 다소 허무한 결론을 도출했지만 그 과정에서 B급 개그가 난무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박명수가 말한 ‘배고플 때’와 제작진이 설정한 정말 밥을 한끼도 먹지 않아 ‘굶주린 것’은 의미 차이가 있어 언어유희에 가까웠지만 스쳐지나가듯 나온 말 한마디가 또 한번 특집이 된 것은 변하지 않았다.
멤버 길의 하차와 소개팅 특집으로 인한 사과 방송으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같은 원초적인 웃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배고픈 특집’을 마련한 것은 ‘무한도전’다운 절묘한 구성이었다. 언제나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의 시선은 존재하는데, 이 같은 누구든 위기라고 말할 때마다 ‘무한도전’은 2006년 방송 초기의 ‘밑도 끝도 없는’ 개그를 내놨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고자 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초심은 언제나 잃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 동시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월드컵 응원 특집, 레이싱 특집 등 수많은 장기 특집의 예열의 시간이 됐다. '아무 생각 없이' 웃었으니 이제는 '무한도전'이 치열하게 내놓을 웃음과 감동을 맞을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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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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