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2루타' 삼성 위닝시리즈 이끈 박해민 센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8 20: 32

번트 2루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 나왔다. 주인공은 삼성 3년차 외야수 박해민(24)이다.
박해민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에 1회 대수비로 교체출장했다. 1회 첫 공격에서 채태인이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무릎 안 쪽을 맞는 바람에 예기치 못하게 1루 미트를 꼈다. 첫 1루수 비였지만 빠른 순발력으로 강습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타격이었다. 2회 첫타석에서는 2루 내야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5회 무사 1루에서 투수와 1루수 사이로 보내기 번트를 댔다. 번트 후 재빨리 1루로 질주한 박해민은 한화 투수 송창현의 1루 악송구를 틈타 1루에서 여유있게 살았다. 이는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결정적인 장면은 7회. 이어 4-2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 선두타자로 나와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박해민은 좌완 박정진을 상대로 초구에 기습번트 동작을 취했다. 이에 한화 3루수 송광민이 재빨리 잔디 쪽으로 대시하며 번트에 대비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절묘한 플레이가 나왔다.
박정진의 공이 몸쪽 높은 코스로 오자 박해민은 센스를 발휘했다. 번트 동작에서 방망이를 높게 들어 공을 위로 띄운 것이다. 송광민이 이미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은 상황. 뒤로 돌아갈 수 없었다. 박해민의 번트는 송광민 키를 넘어 아무도 없는 3루 베이스에 뚝 떨어져 외야로 향했다. 그야말로 무주공산이었다.
한화 유격수 한상훈이 뒤늦게 공을 뒤쫓았지만 박해민의 빠른 발은 이미 2루를 점령한 상황이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번트 2루타. 이 플레이 하나로 경기 흐름은 급격히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박해민은 후속 최형우의 좌전 안타 때 2루에서 홈으로 들어와 추가점을 냈다.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는 순간이었다.
여세를 몰아 삼성은 박석민의 2루타, 김상수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 2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번트 2루타가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것. 삼성으로서는 채태인의 갑작스런 부상 변수로 인해 박해민이 낯선 1루를 맡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삼성도 7-2로 한화를 꺾고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신일고-한양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올해 2군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14안타 7타점 6도루로 활약하며 1군의 콜업을 받았다. 1군에서도 42경기에서 타율 2할4푼6리 14안타 7타점 10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발과 타고난 센스로 삼성의 중견수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