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전멸’ 두산, 정재훈은 무너지지 않았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08 21: 15

거의 모든 투수가 장타와 볼넷 허용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정재훈(34, 두산 베어스)은 드러나지 않게 넥센 히어로즈 타선을 틀어막으며 역전승에 기여헀다.
정재훈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 5회말 1사 1, 3루에 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은 마운드가 전멸되다시피 했지만, 정재훈의 호투는 두산 마운드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날 두산의 마운드는 앞선 2경기와 마찬가지로 융단폭격을 당했다. 선발 노경은이 시즌 최소이닝인 ⅔이닝 투구에 그치며 3피안타 4볼넷 7실점했고, 2번째 투수로 나선 오현택은 2이닝 2이닝 2피안타 1실점했으나 1-4의 흐름을 1-7로 만드는 싹쓸이 2루타(노경은의 자책점)를 맞은 점이 아쉬웠다. 이현승은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3피안타 2볼넷으로 안정적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재훈은 이전에 등판한 투수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위기를 막아준 면이 달랐다. 오현택과 이현승은 적시타 허용으로 앞선 투수가 내보낸 책임주자를 불러들였다. 반면 5회말 1사 1, 3루에 등판한 정재훈은 서건창의 2루 도루를 저지하고 이택근을 삼진 처리해 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이후 정재훈은 7회까지 실점 없는 피칭을 계속하며 팀이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재훈이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 타선이 출루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는 못했지만, 9회초 대반격으로 역전승을 거둔 것도 정재훈의 호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6회말을 공 8개로 간단히 삼자범퇴 처리한 뒤 7회말에는 자신이 부른 위기를 스스로 해결하는 노련한 피칭도 훌륭했다. 7회말 윤석민과 김민성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린 정재훈은 문우람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허도환의 번트 실패 상황에 홈으로 들어오던 김하성을 협살로 잡았다. 허도환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한 정재훈은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정재훈의 호투를 발판 삼아 11-9로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원석의 동점 3점포와 호르헤 칸투의 쐐기 투런홈런도 빛났지만, 정재훈이 없었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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