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하고 캡틴의 자리를 내려놓은 박지성이었지만 여전한 실력으로 보는 이들을 감탄시키는, 박지성은 영원한 우리의 캡틴이었다.
박지성은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의 실력으로 모두를 감탄시켰다.
이날 방송에서 박지성은 '런닝맨' 멤버들과 함께 몇 가지 미션 수행에 나섰다. 이번 미션 수행의 콘셉트는 '극기훈련'. 두 차례 박지성과 아시안 드림컵에 출전했던 '런닝맨' 멤버들이 창피한(?) 실력을 보여준 데에 대한 극기훈련이었다. 이 때문에 주어진 미션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했고 황당했다.

가장 먼저 박지성은 멤버들이 미션을 수행하고 다 도착할 때까지 제기를 차야 했고 줄넘기를 넘어야 했다. 하지만 이 모두 실패. 그러나 역시 박지성의 진가는 공이 있어야 빛이 나는 것이었다. 그는 세 번째 도전에서 온몸으로 볼 트래핑을 하며 멤버들을 기다리는 미션에서 10분 넘게 이를 해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진 주장 미션에선 더욱더 황당한 미션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창문으로 공을 골인시키기. '런닝맨' 멤버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박지성은 침착하게 공을 찼고, 단 한 번의 연습 없이 그는 정확하게 차 안으로 골인을 시키며 멤버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도 박지성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이러한 미션들이 아닌, 정식으로 공을 찰 때의 모습일 터. 박지성은 아이돌팀과의 풋살 경기에서 화려한 실력으로 모두를 제압하며 함께 경기장을 뛰는 선수들은 물론,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지성은 이번 경기에서 '런닝맨' 팀이 불리할 때만 교체 투입될 수 있는 핸디캡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그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경기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수비수 4명이 그에게 달라붙어도 공을 뺏기지 않는 실력과 공격에 가담하다가도 어느새 수비에 와있는 등 경기장을 종횡무진 누볐다. 현역으로 뛸 당시, '두 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현역 당시 보여줬던 화려한 드리블 실력도 어김없이 선보였다. 그는 현역 시절 당시, 폭풍 드리블로 많은 국내 팬들을 열광케 한 바 있다. 아인트호벤 선수 시절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박지성을 응원하는 팬들은 그의 이 폭풍 같은 드리블을 보기 위해 밤잠을 설치곤 했다. 이에 대해 보답이라도 하듯, 박지성은 조그마한 풋살 경기장에서도 폭풍 같은 드리블로 보는 이들을 열광케 했다.
박지성은 4강 신화를 이뤄냈던 지난 2002년 월드컵, 그림 같은 트래핑으로 볼 처리를 해내며 포르투갈을 침몰시킨 바 있다. 그리고 이후 2006년 월드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그는 2008년에 국가대표 주장이 되며 국가대표팀을 이끌었고 2010년 월드컵에서도 캡틴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런 그가 이제 캡틴의 자리는 물론, 축구선수 생활을 접고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가 뛰었던 모습들을 새록새록 상기시켜준 '런닝맨'에서의 모습은 박지성이 대중의 마음속 영원한 '캡틴'임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trio88@osen.co.kr
'런닝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