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를 떨어야 수비 조직력이 올라간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의 외침이 그라운드에 울려 펴졌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에서 열린 훈련에서 홍 감독은 "서로 이야기를 해라. 수비수가 조용히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의사소통에 대한 강조다. 경기 내내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조직력을 끌어 올리라는 것이다. 특히 한 몸과 같이 움직여야 하는 수비라인이 제각각 움직일 경우 상대 공격수의 돌파에 속절없이 당하는 만큼 대화는 필수적이다. 눈빛 만으로도 통한다는 말은 홍명보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왼쪽 측면 수비 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박주호는 "감독님께서 '말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신다. 뒤쪽에 위치한 수비수들은 그라운드 전체를 볼 수 있는 만큼 앞에 있는 선수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 있는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부분을 이야기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리그에서는 서로의 대화를 상대가 듣고 이해해 대비를 할 수 있지만 월드컵에서는 다르다. 대표팀 선수들간의 대화는 경쟁국 선수들로서는 뜻을 파악하기 힘들다. 대표팀 선수들로서는 수비에서의 밸런스와 세트피스 상황 등에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평소의 대화와는 조금 다르다. 선·후배 사이에서 나오는 대화가 아니다. 패스를 주고 받으며 반말이 오간다. 대표팀의 최고참 곽태휘에게 최소 4살 이상 차이가 나는 선수 들이 "태휘야"라고 부르며 패스를 주고 받는다. 급박한 상황인 만큼 빠르게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강요된 것은 아니다. "태휘야"라고 부르는 선수도 있지만 "태휘형"이라고 부르는 선수도 있다. 자신의 입에 붙은대로 말하면 된다. 하지만 소속팀에서도 훈련과 경기에서도 대부분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선수들은 대부분 반말을 사용한다.
이에 대해 박주호는 "반말을 하는 선수도 있고, 아닌 선수도 있다. 선수 개개인이 판단해 편한 방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이름을 그냥 부르면 편한 이름이 있고, '형'자를 붙여서 하면 편한 이름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건 빠르게 불러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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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