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넣어야 16강이 보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최종 담금질에 한창이다. 한국은 오는 10일 가나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브라질에 입성한다.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그 때부터 한국은 월드컵 26경기에서 5승 8무 13패(승부차기로 이긴 2002년 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전은 무승부)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의 성적으로 재미있는 통계를 뽑아 보았다.

▲ 선제골을 넣었을 때 이길 확률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선제골을 넣은 사례는 극히 적다. 항상 약자였던 한국은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무기력하게 패하거나 겨우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26경기 중 한국이 선제골을 넣은 경기는 총 4번 밖에 없었다. 그 경기서 한국은 3승 1패를 기록해 승률이 75%에 이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제골은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터진 황선홍의 골이다. 이을용의 절묘한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때린 황선홍은 한국에 월드컵 첫 승을 선사했다.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터진 박지성의 결승슛은 박지성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로 만들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터진 이정수의 선제골도 인상적이었다. 이정수는 1994년 홍명보에 이어 수비수로서 드물게 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트린 선수로 남아있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고도 패한 유일한 경기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첫 경기 멕시코전이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절묘한 선제골을 넣은 하석주는 이후 백태클 퇴장이란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한국수비를 농락한 에르난데스와 블랑코의 개인기는 아직도 회자된다. 한국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패해 첫 승 기회를 4년 뒤로 미뤄야 했다.

▲ 첫 경기에서 이겨야 16강이 보인다
월드컵 첫 경기는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를 이기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패하면 나머지 두 경기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4개 대회에서 한국은 4무 8패의 처참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11골을 넣고 27골을 넣었다. 경기당 0.9골을 넣고, 2.3골을 먹은 셈이다. 아무래도 첫 경기에서 1무 3패로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첫 경기 유일한 무승부는 1994년 미국월드컵 스페인전이었다. 당시 한국은 홍명보와 서정원의 득점으로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비겼지만 승리 못지않게 분위기가 좋았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첫 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이천수와 안정환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스위스전(0-2패) 오심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분위기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도 마찬가지다. 이정수와 박지성의 골로 깔끔하게 그리스를 2 대 0으로 잡은 한국은 결국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만큼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이 오는 18일 펼쳐질 러시아전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은 첫 경기 선제골을 넣어 승리를 쟁취했다. 그 결과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브라질에서 한국이 16강에 가고 싶다면? 역시 선제골을 터트려 러시아를 잡아야 한다. 한국에게 기분 좋은 선제골을 안길 선수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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