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선발 제외’ 두산, 마운드 개편방향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09 06: 03

결국 송일수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두산 베어스는 노경은을 선발진에서 당분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다. 노경은은 올해 2승 7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리그에서 가장 부진한 선발투수 중 하나지만, 지난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검증된 선발투수다. 류중일 감독도 WBC 대표팀에서 중용했을 정도고, 지난해에는 180⅓이닝을 소화해 토종 최다이닝 투수였다. 윤성환(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우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180도 달라졌다. 계속 부진을 거듭하던 노경은은 급기야 8일 목동 넥센전에서 ⅔이닝 7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이에 송 감독도 경기 직후 “노경은은 선발진에서 빠지고 중간에 넣어서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질 수 있게 할 것이다”라는 말로 변화를 알렸다.

대체 선발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경은이 불펜으로 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퓨처스리그로 내리지는 않겠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송 감독은 “퓨처스리그에 그런 구위를 가진 선수는 없다. 좋은 상황에 등판시켜 (노경은을) 살아나게 해야 한다. 경험상 선발을 하다 불펜으로 간 뒤 다시 선발로 와 좋아진 선수가 많은데,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경은의 자리를 대신할 새 선발투수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기는 하다. 우선순위는 현재 1군에 있는 불펜투수들이다. 송 감독은 “짧은 이닝만 던지게 할 것이라면 오현택이나 김강률을 생각하고 있다. 홍상삼도 곧 1군에 올라올 수 있다”고 전했다. 정대현이나 이정호 등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5선발이던 이재우의 입지는 상당히 굳건해졌다. 노경은의 자리까지 새 얼굴로 채워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재우는 당분간 선발진에 고정된다고 봐야 한다. 이재우는 최근 등판인 5일 문학 SK전에서 5이닝 5피안타 4볼넷으로 많은 타자를 출루시켰으나 탈삼진 5개를 잡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1실점으로 비교적 양호한 피칭도 했다.
이에 따라 두산은 10일부터 시작될 NC, 삼성과의 6연전에 유희관-이재우-크리스 볼스테드-더스틴 니퍼트를 차례로 낼 전망이다. 니퍼트 뒤에는 노경은을 대신할 새 선발투수가 나오고, 그 뒤에는 다시 유희관이 등판할 것이 유력하다. 필승조는 이미 윤명준, 이현승, 정재훈, 이용찬으로 구성되어 있어 노경은의 첫 등판은 비교적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제 남은 것은 노경은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 하나뿐이다. 송 감독이 노경은을 불펜으로 보낸 것은 불펜투수로 활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시 선발로 쓰기 위함이다. 송 감독은 “경험상 선발에서 안 좋아 불펜으로 갔다가 다시 선발로 와서 좋아지는 투수들을 많이 봤다.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아직 노경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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