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예언, "박병호, 이승엽 홈런 기록 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9 06: 05

"승엽이 기록은 무조건 깨겠어".
한화 김응룡 감독이 '예언가'를 자처했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8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갑자기 박병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던 김 감독은 "옛날에는 타격 잘하는 선수들은 연습하지 않고 경기에 나가도 잘만 쳤다. 저렇게 열심히 하면 홈런 100개는 쳐야지"라고 농을 던졌다.
그러면서 홈런 1위에 올라있는 넥센 4번타자 박병호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박병호가 이승엽의 홈런 기록을 무조건 깰 수 있겠다"며 그 근거에 대한 질문에는 "무슨 이유가 있겠나. 내가 원래 예언을 잘 하지 않는가. 요즘 (박병호가) 홈런을 계속 치더라. 딱 보니까 기록을 깰 것 같다.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신기록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김 감독의 예언대로 박병호는 8일 목동 두산전에서도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6호를 마크했다. 6~8일 두산과 주말 3연전에서만 무려 5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외국인 타자들을 따돌리고 홈런 부문 단독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 부문 공동 2위 강정호(넥센) 에릭 테임즈(NC)가 나란히 17개로 박병호와 9개차가 난다.
2012년 31개와 2013년 37개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올해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넥센이 5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6개의 홈런으로 시즌 전체 128경기로 환산할 경우에는 약 60.5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디까지나 계산일 뿐이지만 지금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대단한 건 사실이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삼성 이승엽이 갖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홈런을 터뜨리며 당시 기준으로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해 이승엽은 26호 홈런을 6월6일 대전 한화전에서 쳤는데 그때까지 삼성은 50경기 소화한 시점이었다. 2014년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과 맞먹는 홈런 페이스다.
이승엽이 홈런 신기록을 달성할 때 삼성 사령탑이 다름 아닌 김응룡 감독이었다.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 도전을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본 김 감독이기에 박병호가 넘어설 것이라는 예언이 그냥 하는 말로는 들리지 않는다. 당시 삼성 타선은 마해영과 양준혁이 이승엽을 뒷받침하고 있었고, 넥센 타선에도 박병호 뒤에 강정호가 있다.
또 하나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은 박병호의 홈런과 넥센 팀 성적의 상관 관계. 김응룡 감독은 2003년 당시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을 떠올리며 "말도 마라. 그때 죽는 줄 알았다. 취재진이 매경기 20~30명씩 찾아와 전부 다 이승엽만 따라다녔다.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있었겠나. 분위기도 산만해지고, 팀도 안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해 페넌트레이스 3위였던 삼성은 SK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맥없이 무너지며 시즌을 마감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박병호의 홈런과 넥센 팀 성적도 묘한 엇박자를 그리고 있다. 박병호는 4월까지 홈런 6개를 쳤지만 넥센은 15승9패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박병호가 5월 이후 20홈런을 몰아치고 있지만 오히려 넥센은 이 기간 14승17패에 그치며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 박병호가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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