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유단자' 박해민, 삼성 새 히트상품 우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9 06: 09

번트에도 유단자가 있다면 이 선수가 적절할 듯하다. 삼성 중고신인 외야수 박해민(24)이 그 주인공이다. 놀라운 번트 기술로 팀 승리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삼성의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박해민은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번트2루타'로 화제가 됐다. 공식 기록은 좌익수 앞 2루타로 처리됐지만 기술적인 번트가 만들어낸 '묘기'였다.
4-2로 리드한 7회 선두타자로 나온 박해민은 박정진의 초구에 번트 동작을 취했다. 그러자 한화 3루수 송광민이 재빨리 대시하며 그의 번트를 대비했다. 그런데 박해민은 박정진의 공이 몸쪽 높게 들어오자 반토막 잡은 배트를 높이 세워 공을 띄웠다. 타구는 송광민의 키를 넘어 좌측으로 빠졌고, 박해민의 빠른 발은 그 사이 2루까지 가있었다.

삼성은 박해민의 번트 2루타를 시작으로 3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박해민은 "김한수 타격코치님께서 한 번 번트를 시도해 보라고 하셨다. 3루수가 앞으로 나오게끔 동작을 취한 뒤 의도적으로 공을 띄웠다. 처음에는 자신없었는데 과감하게 한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뿐만이 아니다. 박해민은 올해 안타 14개를 기록하고 있는데 번트 2루타 포함 번트로 만들어낸 안타가 무려 6개나 된다. 프로 데뷔 첫 안타였던 지난 4월18일 마산 NC전에서도 9회 무사 2루에서 초구에 3루수 앞 번트 안타로 장식한 바 있다. 한화와 주말 2경기에서 번트로만 3안타 기록했다.
박해민은 "솔직히 번트 쪽에는 자신있다.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나만의 방법이 있다.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으로 잘 살리고 있다. 번트 안타 6개를 보면 투수 오른쪽인 1루 방향이 4개이고, 나머지 2개는 3루 측으로 댔다. 좌우 방향 가리지 않고 수비 위치를 보며 속도까지 조절한다.
신일고-한양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박해민은 지난해 1군에서 1경기에 나온 뒤 올해부터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42경기 타율 2할4푼6리 14안타 7타점 10도루. 빠른 발을 앞세운 공격적인 주루와 폭넓은 외야 수비가 강점이다. 삼성 주전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박해민은 "주전 경쟁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주 주전에 대한 욕심을 내니까 오히려 부담이 돼 잘 되지 않았다"며 "부담없이 하고 싶다. 처음 삼성에 올 때에는 선수층이 두꺼워 자리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올해 1군에서 뛰어 보니 삼성은 이기는 맛을 아는 팀이라는 걸 느낀다.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최강 삼성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지지않는 팀 삼성에는 박해민의 번트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가 번트 안타를 만들어낸 5경기에서 삼성은 전승했다. 삼성 승리를 부르는 행운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가능성있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오는 삼성. 2014년에는 '번트 유단자' 박해민이라는 보기 드문 히트상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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