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타고투저, 핸드볼야구 시작에 불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6.09 06: 05

연일 맹타에 핸드볼 스코어가 나오고 있다. 8일 기준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35명에 이른다. 팀 평균자책점 3점대는 전무, 4점대인 팀도 삼성과 NC 뿐이다. 그야말로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라 할만하다.
원인은 많다. 외국인타자 영입, 타격 기술 진화, 초특급 투수들의 해외 진출, 공인구 반발력,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등이 대두된다. 불을 뿜는 방망이로 인해 그동안 세워둔 여러 가지 평가기준도 흔들리고 있다. 높은 타율, 뛰어난 평균자책점의 기준이 모호해졌다. 무엇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시간 23분을 소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추진 중인 빠른 진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최장 기록이었던 2009시즌 경기당 3시간 22분을 넘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올 시즌 타고투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2015시즌에는 10구단 시대 개막과 함께 kt 위즈가 1군에 합류한다. 신생팀인 만큼, 하위권 전력을 갖출 확률이 높다. 특히 투수와 수비 쪽에서 고전할 만하다. 지난해 신생팀 NC는 불펜진이 흔들리고 잦은 실책으로 7위에 자리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이었으나, 하위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NC는 2012시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3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선발진을 두텁게 만들었다. 하지만 kt는 현재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4위(21승 24패 5무)에 그치고 있다. 오는 겨울 투자도 NC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kt가 2015시즌 타고투저의 주범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실 kt뿐이 아닌 리그 전체에 만연한 투수력 약화도 계속될 수 있다. 퓨처스리그도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퓨처스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5.58로 1군 전체 평균자책점 5.30보다 높다. 퓨처스리그 지도자들은 4, 5이닝을 맡길 수 있는 투수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신인투수가 프로무대서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만 가고 있다. 
KIA 선동렬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팀이 10개로 늘어난 것은 좋은데, 야구부가 있는 중고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선수층이 얕은 한국야구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매번 핸드볼 스코어가 나오고 있는데 내년 10구단 시대에는 더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덧붙여 선 감독은 “갈수록 투수 쪽에 대형신인이 나오지 않는 것도 원인이라 본다. 일본의 경우, 매년 첫 해부터 선발진에 합류하는 투수들이 나오고 있다. 지금 우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역시 중고교 숫자의 차이가 크다”면서 “요즘 아마추어 선수들의 훈련법도 문제가 있다. 마냥 치고 던지는 기술연습만 한다고 한다. 아마추어 때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체력과 힘부터 키워야한다. 우리 때는 동계훈련에 가서 그런 부분을 집중 연마했는데 요즘에는 동계훈련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더라. 그래서 그런지 프로에 온 투수들은 다 다친 상태다”고 아쉬워했다.
일단 KBO는 내년부터 한국프로야구가 2, 3년의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앞으로 몇 년은 올 시즌과 흡사한 극심한 타고투저가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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