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vs 히메네스, 비거리 대결 승자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09 13: 00

토종 거포의 자존심 박병호(27, 넥센)와 외국인 타자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루이스 히메네스(32, 롯데)의 장거리포에 불이 붙었다. 제대로 맞으면 어김없이 까마득한 타구가 나온다. 최고 비거리 타이틀도 두 선수의 대결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두 선수는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박병호는 55경기에서 무려 26개의 홈런을 날려 보내며 3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예약 딱지를 붙였다. 사실상 지난해 자신의 홈런 기록(37개)은 경신이 확실시된다. 50홈런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히메네스도 42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하고 있다.
개수는 박병호가 크게 앞서 있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바로 비거리다. 사실 홈런에서 비거리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살짝 넘어가든, 크게 넘어가든 홈런은 똑같은 홈런이다. 하지만 ‘최고 장거리 타자’를 가리는 데는 비거리가 의미를 갖는다. 경기장마자 규격이 다르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불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두 선수의 비거리는 주목할 만하다. 두 선수의 엄청난 힘을 부인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의 양과 질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26개의 홈런을 날렸는데 평균 비거리가 123.5m에 달했다. 이는 리그 1위 기록이다. 지난해 36개 홈런의 평균 비거리였던 118.8m보다 더 길어졌다. 5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는 140m짜리 대형 홈런을 기록한 적도 있다. 타구는 전광판 윗부분을 맞고 경기장 밖으로 넘어갔다. 기념구를 만들지도 못했다.
이런 박병호의 유일한 대항마는 히메네스라는 평가다. 거구에서 나오는 힘은 홈런 비거리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히메네스의 올 시즌 평균 비거리는 122.7m로 박병호를 뒤쫓는 리그 2위다. 히메네스는 5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우측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140m짜리 홈런을 뽑아냈다. 조금만 더 날아갔으면 김동주(두산)에 이어 잠실구장 2호 장외포가 나올 뻔했다.
두 선수는 8일 경기에서도 나란히 무력시위를 했다. 박병호는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 이용찬을 상대로 또 다시 장외홈런을 기록했다. 히메네스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고효준을 상대로 중앙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135m짜리 큼지막한 홈런을 터뜨렸다. 아직까지는 우열을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두 선수의 홈런 비거리 경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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