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 김희선이 아버지의 죄를 ‘고해성사’하며 절절한 ‘무릎 사죄’를 펼쳐내 안방극장을 눈물로 얼룩지게 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 32회 분에서는 차해원(김희선)이 강동석(이서진)의 식구들에게 무릎을 꿇고 아버지가 저지른 사고에 대해 털어놓는 모습이 담겼다. 차해원에게 무한 애정을 쏟던 장소심(윤여정)과 강기수(오현경)가 분노를 터트리면서, 강동석과 차해원의 앞날에 적신호를 드리웠다.
극중 차해원은 자신과 강동석의 결혼을 허락하고 응원해주는 강동석의 가족들에게 마음의 짐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상황. 고백하기로 결단을 내린 차해원은 강동석의 집을 찾았고 장소심에게 털어놓으려고 하는 순간, 차해원의 엄마인 이명순(노경주)이 들이닥쳤다. 이어 하영춘(최화정), 강태섭(김영철)과 강쌍호(김광규)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해원, 이명순과 마주앉은 장소심이 “사장님이 우리 동옥이 목숨 살려주신 그 은혜, 해원이한테 갚으믄서 그러키 살거에유”라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던 터. 진실을 알고 있는 차해원과 이명순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갑자기 차해원이 장소심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고개를 숙였던 상태. 차해원의 행동에 놀라는 소심과 다른 가족들 앞에서 차해원은 “죄송함미다”라며 입을 뗐고, 이때 들어오던 강동석은 불안한 표정으로 차해원을 바라봤다. 눈빛이 흔들렸던 것도 잠시, 차해원은 “예전에 할아버지랑 동옥이 언니, 동석이 오빠야 자전거 사고...저희 아버지 때문입미다. 저희 아버지가 차를 잘못 운전하시는 바람에 자전거 사고가 난 거 였습미다. 죄송합미다. 잘못했습미다.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그동안 가슴을 억눌러왔던 죄책감을 쏟아냈다.
차해원의 눈물어린 사죄에 충격을 받은 장소심은 “그니께 내가 우리 동옥이 그러케 만든 웬순줄도 모르구...평생을 은인으루 알구 등신처럼 머리 조아리고 살아온 거 아뉴?”라며 부들부들 떨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무엇보다 처참한 표정으로 차해원을 보던 강동석은 “이제 맘이 편해? 좀 뻔뻔하게 굴면 어때! 침묵 좀 하면 어때! 이번 생 딱 한번, 그렇게 좀 살면 어때! 눈 한번 감고 살면 어때!”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을 위해 용기를 냈지만 오히려 모두에게 질타를 받는 애처로운 차해원의 모습이 담겨지면서 ‘첫 사랑 커플’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김희선은 아버지의 죄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결혼을 할 수도, 어렵게 지켜온 사랑을 놓아버리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갈등을 온몸으로 연기해냈다. 마음가는대로 행복하게 살아보지 못했던, 가련한 차해원의 인생고(人生苦)를 절제된 눈물로 오롯이 담아냈던 것. 차해원으로 완벽하게 빙의한 20년 차 여배우 김희선의 폭발적인 연기내공이 빛을 발했다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차해원이라는 인물은 평범한 인생이 아니라 연기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차해원 그 자체로 변신한 김희선 아니면 힘들 거라고 믿습니다”, “김희선의 연기는 항상 기대이상! 비련의 여주인공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김희선 때문에 ‘참 좋은 시절’이 기다려진다!”, “김희선이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네요. 요즘 차해원이 제 눈물을 마르지 않게 하네요”라고 소감을 내놨다.
한편 32회 방송 분 엔딩에서는 차해원(김희선)에게 여러 가지로 모질게 대하는 할아버지 강기수(오현경) 때문에 당혹스러워하는 차해원의 모습이 담겨졌다. 차해원이 자신의 아버지가 자전거 사고의 가해자라고 진실을 밝히자 강기수는 차해원을 매일 집으로 불러들였던 상황. 강기수는 듣지도 않으면서 차해원에게 책을 읽으라고 시켰고, 멀쩡한 음식 맛이 이상하다며 차해원을 들볶았다. 차해원에게 호통 치는 소리에 방에 들어온 강동석(이서진)에게까지 강기수는 독설을 내뱉었던 것. 결국 장소심(윤여정)이 들어와 강기수를 말렸고 강동석에게 이끌려 밖으로 나온 차해원은 괴로워했다. 과연 차해원은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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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방송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