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불쌍한 남자 주인공이 또 있을까. ‘호텔킹’ 이동욱을 둘러싼 운명이 가혹하다 못해 처절하다. ‘본격 시청자 울화통 터지게 하는’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이 매회 가슴을 치게 하는 불행이 반복되지만, 동시에 이동욱에게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호텔킹’ 18회는 차재완(이동욱 분)이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은 백미녀(김해숙 분)가 아모네(이다해 분)를 호텔 씨엘에서 내쫓으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재완은 미녀가 아버지이자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이중구(이덕화 분)와 과거 악연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 현재까지 전개상 미녀는 중구에게 겁탈당하면서 재완을 임신했고, 모네의 아버지 아성원(최상훈 분)에게 버림받은 후 중구와 성원을 향한 복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재완은 사랑하는 모네를 지키기 위해 중구와의 싸움을 한데 이어, 이번엔 어머니일 줄 모르는 미녀의 벼랑 끝 복수를 멈춰야 하는 처절하게 슬픈 운명에 놓였다. 18회는 미녀가 기어코 모네의 회장 해임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면서 미녀와의 전면전이 예고됐다. ‘호텔킹’은 중구의 마수로부터 모네를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 재완의 이야기가 1막이었다면, 2막은 또 한명의 피붙이인 미녀와의 전쟁을 담고 있다. 재완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모네를 위해 부모와 맞서는 가혹한 인생의 남자인 것.
현재 이 드라마는 매회 재완과 모네가 음모와 덫에 걸리는 이야기가 반복되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갈등이 해소될 조짐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는 재완과 모네의 살이 에이는 고통이 느껴지며 답답하면서도 보지 않을 수 없는 중독성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높은 몰입도는 이 세상 어떤 남자 주인공보다 불쌍한 재완을 연기하는 이동욱의 힘이 크다.
이동욱은 이 드라마에서 거대한 음모에 맞서 중심을 잡고 호텔 씨엘과 모네의 방패막이 되는 재완의 단단한 카리스마를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다. 내면의 상처는 애써 숨긴 채 ‘악역 끝판왕’인 이덕화와 김해숙과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드라마의 쫄깃한 재미를 더하는 중이다. 총지배인이 아닌 모네를 사랑하는 한 남자일 때는 섹시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힘과 힘의 대결을 보여줘야 할 때는 강단 있는 폭발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연기에 있어서 흠 잡을 데 없는 배우인 이동욱은 이다해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사랑하고 싶은, 사랑받고 싶은 남자로 안방극장을 휘감고 있다. 작은 머리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섹시와 카리스마를 오고갈 수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이동욱이 속 터지는 운명의 재완으로 시청자들을 홀리는 중이다.
jmpyo@osen.co.kr
'호텔킹'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