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클레이튼 커쇼의 탈삼진 행진은 빗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9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한 커쇼는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면서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커쇼는 지난 5월 2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부터 최근 4연속 경기에서 정확히 9개 씩 삼진을 솎아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 투수가 4연속 경기 선발 등판에서 9개씩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비 뿐 아니라 간간이 천둥과 번개도 목격된 쿠어스필드였지만 콜로라도 타자들에게는 홈플레이트를 찔러오는 커쇼의 투구가 더 날카롭게 느껴졌을 경기였다.
커쇼는 1,2회 아웃 카운트 여섯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1회는 세 타자 모두 삼진. 2회 선두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하고 1사 후 조시 러트리지가 우전안타를 쳐 1사 1,3루가 됐지만 커쇼는 이후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선두타자 트로이 틀로위츠키에게 초구 빠른 볼(92마일)을 높은 곳에 던지다 좌월 솔로 홈런(시즌 17호)를 맞았지만 이후 로사리오와 드류 스텁스를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냈다. 5회 2사 후 호르헤 데라로사까지 삼진 아웃 시키면서 탈삼진 숫자가 9개가 됐다.
커쇼는 이날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직구와 슬라이더만 사용했다. 1회 3타자와 2회 드류 스텁스에게 4번째 삼진을 잡을 때까지 마지막 결정구는 모두 95마일짜리 직구였다. 4번째부터 8번째 탈삼진 때의 결정구는 슬라이더(86마일~88마일)였고 마지막 9번째 데라로사에게는 93마일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대신 커브의 사용은 극히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총 73개의 투구 중 커브는 5개에 불과했다. 2회 2개, 4회 3개만 던졌다. 쿠어스필드의 상황을 고려 커브보다는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보였다.
커쇼의 탈삼진 행진을 막은 것은 콜로라도 타자들이 아니라 비였다. 다저스가 6회 4점을 보태 6-1로 앞선 채 공격을 마쳤을 때 쏟아지는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는 1시간 45분쯤 지나 다시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 돼 커쇼는 시즌 5승째(2패)를 챙기게 됐다.
커쇼는 이날 볼 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아 시즌 3번째 무사사구 경기도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도 3.32에서 3.17로 좋아졌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