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 유리하기는 한데…".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무분별한 우투좌타 양산 현상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왼손잡이가 희귀한데다 타자는 오른손 투수의 공을 마중 나가듯 공략할 수 있고 투수는 투구폼을 통한 타이밍, 투구 궤적의 희귀성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왼쪽 타석에 서면 오른손 투수가 던지는 공이 시각적으로 잘 보이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타석에서 1루까지 거리가 오른손 타자보다 가깝기 때문에 내야 안타를 생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1루 및 외야 수비만 소화 가능한 일반 좌타자와 달리 포지션 제한도 없다.
그러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오른손잡이를 좌타자로 전향시켰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주된 손이 아닌 만큼 좌타석에서 우타석만큼 힘을 내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 그래서 아마추어로 눈을 옮기면 적응 실패로 오른손 타자로 돌아가거나 아예 야구를 접는 경우를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다.
올 시즌 삼성의 히트상품으로 급부상한 박해민(외야수)은 신일고 3학년 때 우투좌타로 전향했다. 프로 입단 후 줄곧 왼쪽 타석에 들어섰던 박해민은 최근 들어 훈련할때 오른쪽 타석에서 방망이를 친다. "왼손이 유리하기는 한데 무작정 바꾸면 힘을 제대로 못쓰니 다들 똑딱이 타자가 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이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오른손과 왼손의 힘 차이가 없다면 몰라도 분명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면서 "박해민 또한 오른쪽 타석에서 치는 게 더 힘이 있다고 했다. 마무리 캠프 때 우타 훈련을 시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김현수(두산)도 우투좌타 외야수다. 언젠가 그는 개인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우투좌타 전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치로가 단타 후 빠른 발을 앞세운 우투좌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른쪽 타석에서는 손쉽게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좋은 힘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힘을 갖춘 선수라면 좌타석에서도 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지만 주된 손과 반대 손 힘의 편차를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힘이 갖춰져야 우투좌타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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