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좋은시절' 시간끌기, 아이들이 다친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6.09 09: 39

아빠의 러브스토리를 지켜보는 아이들, 그 가운데서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다. 특히 러브라인이 늘어지면서 상처받고 눈물짓는 아이들의 모습도 반복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동탁(류승수 분), 동희(옥택연 분) 형제가 만들어낸 결손 가정의 아픔과, 그를 사랑으로 채우는 이야기가 동석(이서진 분), 해원(김희선 분)의 이야기와 함께 극의 주요한 줄기로 진행되는 중이다.
동탁은 잘 나가는 배우인 아내 조수지(안선영 분)와 이혼 후 자신보다 철이 더 든 똑똑한 아들 강물(김단율 분)과 함께 어머니 소심(윤여정 분)의 집에서 같이 사는 집안의 장손이다. 이후 같은 엑스트라 신세의 동료인 해주(진경 분)와 러브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강물은 오해 때문에 해주를 반대하고 친엄마를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강물은 바쁜 엄마 조수지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되기 부지기수. 가끔 전화 연결이 돼도 아빠 욕만 하고 끊는 엄마 때문에 서운하지만, 엄마와 언젠가는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착한 아들이다. 그런데 어느날 또 한 번 엄마의 결혼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한 그는 크게 상처 받고 말았다.
동희 가족의 상황은 더하다. 동희는 어린시절 실수로 동주(홍화리 분)와 동원(최권수 분)을 낳았는데, 이들을 엄마 소심의 호적에 올린 후 형으로 불리며 살아왔다. 이후 집안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죄책감에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이 친부라는 사실을 공개한 후 이들에게 아빠로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동원과 동주는 친아빠 동희의 등장으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친모의 정체를 알게 됐고, 가출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에 내던져졌다. 강물과 함께 "죽은 엄마 보다 떠난 엄마가 더 낫다"는 등의 매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누던 아직 어린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였다. 이처럼 아이들은 어른들 때문에 이유 없이 다치고 깨지는 모습으로, 보호막 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작은 몸으로 오롯이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안쓰러움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들의 상황은 극에서 러브라인이 늘어지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동탁과 해주는 동석, 해원과 마찬가지로 집안의 오랜 악연 위에 놓여있는 상태. 극의 긴장감을 위해 각 커플 앞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되풀이 되고 있는데, 때문에 반복되는 결혼 번복은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는 어린 아이들의 희생을 수반하고 있어 자못 잔인하다. 
가족의 가치와 이웃의 소중함, 사람의 따뜻함을 담아내겠다는 이 드라마는 어른들의 러브스토리를 주요 갈등상황으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부족한 배려와 결국 상처받고 눈물을 터트리고야 마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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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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