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길환영 "이사회 결정 인정 못해..무효 소송 제출"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6.09 11: 38

KBS 이사회가 지난 5일 오후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가결한 가운데 길환영 사장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길 사장은 9일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사회에서 사장 해임제청을 의결한 것은 법적근거가 모호하고 제안사유는 객관적이지 못하고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하며 "최초 해임제청 사유인 방송의 공정성 침해부분이 수차례 삭제와 수정을 거친 뒤 전혀 관련이 없는 사유를 들어 처리했다. 당초 사유는 사라지고, 파업으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과장 확대시킴으로써 가장 중요한 해임제청 사유로 만들어 처리한 것은 매우 설득력을 상실한 처리결과로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이번에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 보면서 느낀 점은 KBS사장의 임기보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이라며 "이사회가 불법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하여 사장퇴진을 한다면 이는 방송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 KBS사장은 이사회나 노조, 각 직능단체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소신경영을 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 또, 이런 사태는 향후 우리 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 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저는 이러한 이유로 오늘 이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에 대해 사장 해임제청결의 무효소송, 직무정지 무효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과연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지도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튼튼한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길 사장은 "이제 우리는 지난주 이사회 의결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 시점에서 난마처럼 얽힌 우리 문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기다리면서, 저는 저를 포함한 우리 KBS구성원 모두에게 잠시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며 양대 노조에 "위기의 공영방송을 다시 살리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한발씩 양보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쪽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어 봅시다. 우선 무조건 방송정상화를 먼저 합시다. 그리고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집시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지난 한달여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과 노조와 각협회에 간곡히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KBS 양대 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길환영 사장의 보도 개입을 문제 삼아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지난 5일 KBS 이사회를 통해 길환영 사장의 해임 제청안이 통과되자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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