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농구계 대들보 잃었고 선수는 미래 잃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09 13: 10

김민구 교통사고
안타까운 사고다. 그러나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 생겼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고를 당한 김민구(KCC)가 많은 것들을 잃게 생겼다.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조사계에 따르면 김민구는 7일 새벽 3시 6분경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삼성교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길가의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은 "운전자가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신호등을 들이받았다. 주변에 다른 차량은 없었다. 혼자 취해서 사고를 낸 것이다. 동승자도 없었다"고 확인했다. 진천선수촌에서 남자농구 국가대표 합숙을 하던 김민구는 외박기간 중에 사고를 냈다. 그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집에 돌아가는 과정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아 화를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후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된 김민구는 현재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 그는 두부에 손상을 입고, 고관절에 충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고 당시 김민구의 혈중알콜농도는 0.060%로 면허정지에 해당된다.
▲ 스스로 잃어버린 명예
지난 시즌 경희대 빅3중 한 명으로 각광을 받은 김민구는 KBL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왔다. 대학시절부터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KCC에 입단해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 그는 46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32분41초를 뛰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13.4점과 5.1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차세대 가드로 인정 받았다.
비록 팀 순위가 좋지 않아 신인왕 경쟁서 뒤지기는 했지만 표면적인 기록만 놓고 본다면 김민구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또 김민구는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맹활약해 아시아 베스트5에 선정되며 한국을 대회 3위에 올려놨다. 한국 농구를 세계 농구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소속팀 KCC의 허재 감독도 자신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지워버릴만한 행동을 했다. 비록 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대표 훈련기간 동안 음주운전으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축구의 경우 대표팀이 음주파문이 일기도 했지만 국외여서 운전을 할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김민구는 선수생활에 위기가 될 정도의 부상까지 당했다. 다른 차량 혹은 사람과 사고를 내지 않은 것은 천운일 수 있지만 스스로 몸관리를 하지 못한 것은 프로선수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 KBL 부흥의 기회
그동안 활약을 본다면 김민구는 KBL에서 대대적으로 키워야 할 신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의의 사고를 냈다. 특히 총재가 새로 바뀌면서 일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KBL에도 그의 사고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동안 '마지막 승부' 세대에 집중됐던 관심을 새로운 선수들로 끌어내는데 노력했던 KBL서 김민구는 큰 기대를 받았다. 첫 시즌 준수한 성적을 내고 팬들을 농구장으로 이끌었던 선수였던 만큼 국가대표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를 프로농구까지 이끌어야 할 책임을 가진 것이 김민구다.
하지만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며 미끄러질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단순히 선수 본인이 아니라 프로농구에도 김민구의 사고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좋은 소식으로 주목을 받아도 모자랄 상황에서 음주운전에 이어 부상을 당한 것은 농구계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가 부상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김민구는 KBL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다.
▲ 아시안게임 정상도전
대표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단 오는 8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에 나서야 할 대표팀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 노장들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의 말단인 김민구가 사고가 나며 흔들릴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도 월드컵과 함께 김민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내는 등 벌써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 월드컵 뿐만 아니라 9월에 열릴 인천 아시안게임서도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민구의 재능은 분명 대표팀서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상황이라면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홈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 악재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김민구 교통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민구 교통사고, 아시안 게임까지 위태로워지다니..." "김민구 교통사고, 감독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김민구 교통사고, 자신 뿐 아니라 주변에도 피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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