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저마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기간은 각각이었지만 팬들의 추억대로 그들의 향수는 여전했다. 6명의 올드게이머들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스타1 레전드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콩두 스타즈 파티'가 홍진호가 2승을 거두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9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콩두 스타즈 파티'가 열렸다. 방송인으로 제2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는 '폭풍' 홍진호, LOL 해설로 자리를 잡은 '몽상가' 강민,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 같은 강렬한 돌파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불꽃 테란' 변길섭, 현란한 리버 견제로 사랑받았던 '레인보우' 김성제, 시원한 한 방 공격으로 모든 것을 휩쓸었던 '목동 저그' 조용호, 곱상한 외모로 소녀팬들의 우상이었던 나도현까지 생각만 해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6명의 스타1 레전드들은 다시 한 번 팬들의 기대에 응답했다.
경기 전 인터뷰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던 6명의 스타1 레전드들은 5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그간 스타1에 목말라 있던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첫 대결부터 흥미진진했다. 김성제가 현역 시절 트레이드 마크였던 리버로 나도현을 울리면서 스타즈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 나도현이 빠르게 압박을 시도했지만 김성제는 위기를 넘긴 뒤 선수 시절 전매특허였던 셔틀-리버로 나도현의 본진을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항복을 받아냈다.
불꽃테란 변길섭도 자신의 색깔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변길섭은 조용호를 상대로 자신의 상징이었던 불꽃류는 물론 배틀크루져까지 생산하며 목동류를 선보이면서 기분좋은 1승을 챙겼다.

주인공인 홍진호도 기분좋게 스타즈파티를 출발했다. 반면 첫 경기를 패배한 나도현은 홍진호에게 또 한 번 덜미를 잡히면서 2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미 경기 전 '벙커링'을 예고했던 나도현은 강력한 벙커링으로 홍진호를 코너에 몰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막히면서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 방 병력이 홍진호의 잠복 럴커에 허무하게 전멸당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숨고르기 시간이었던 4세트 팀플레이는 나도현의 화려한 복수극이었다. 나도현은 개인전에서는 울었지만 팀플레이 만큼은 주인공으로 빛을 발했다. 랜덤 플레이로 진행된 팀플레이에서 나도현 팀은 강민과 나도현이 자신의 주종족으로 선택됐고, 위치 역시 인접 진영에 배치되는 행운이 겹쳤고, 초반 고비를 넘긴 뒤 벌처로 상대들을 몰아내면서 팀플레이의 주인공이 됐다.
5세트 개인전에 나선 강민 역시 과거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주전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요틴'에서 강민은 2승을 노리던 변길섭의 강력한 바카닉 러시를 도망자 프로토스로 버텨내면서 1승을 신고했다.

1패의 조용호와 1승의 김성제가 만난 6세트 '남자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조용호가 난타전 끝에 목동 저그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짜릿한 1승을 신고하면서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조용호와 김성제는 남자이야기 맵의 자원을 대부분 파내는 혈전을 벌이면서 팬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최후의 대결은 서로 2승을 노리던 강민과 홍진호의 대결. 스타즈파티 최대의 백미였던 대결답게 접전이 예상됐지만 홍진호의 싱거운 승리로 막을 내렸다. 홍진호는 시작부터 저글링으로 강민의 진영을 흔들었고, 수세에 몰린 강민이 7시 확장을 가져가는 모험을 했지만 이마저도 저지하면서 이날 콩두스타즈파티서 유일한 2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 콩두 스타즈 파티
1세트 나도현(테란, 7시) 김성제(프로토스, 11시) 승
2세트 조용호(저그, 6시) 변길섭(테란, 3시) 승
3세트 나도현(테란, 11시) 홍진호(저그, 11시) 승
4세트 홍진호(테란, 3시) 김성제(저그, 1시) 변길섭(저그, 9시) 강민(프로토스, 5시) 조용호(프로토스, 7시) 나도현(테란, 6시) 승
5세트 강민(프로토스, 11시) 승 변길섭(테란, 5시)
6세트 조용호(저그, 11시) 승 김성제(프로토스, 5시)
7세트 강민(프로토스, 5시) 홍진호(저그,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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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