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의 싸움닭 근성, "NC전 기다려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10 10: 31

"NC랑 다시 붙고 싶다".
한화 우완 유망주 이태양(24)은 올해 5월 선발 전환 이후 강력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이후 6경기에서 1승2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평균자책점이 3.86으로 수준급이다. 6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하며 안정감을 자랑했다. 5회를 못 채우고 내려간 것은 NC전 딱 한 경기 뿐이다.
지난달 27일 대전 NC전에서 이태양은 3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호되게 당했다. 이 경기를 빼면 이태양의 5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2.53으로 확 내려간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04인데 NC전을 제외하면 3.13으로 떨어진다. NC전에서 대량실점 여파가 컸다.

이태양은 "금요일(13일) 마산에서 NC와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NC랑 다시 붙고 싶었다. 요즘 계속 다음 등판 날짜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데 NC전도 기다려진다"며 "지난번 NC전에서는 계속 맞았다. 워낙 맞다 보니 상대가 얼마나 치려는지 보려고 계속 승부했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NC 타자들은 이태양의 직구와 포크볼을 기다렸다는듯 받아쳤다.
비록 대량실점 패배였지만 이태양에게는 큰 교훈을 준 경기였다. 그는 "NC전에서 패했지만 얻은 게 있었다. 직구 위주로 승부했는데 상대에서 분석하고 들어온 느낌을 받았다. 직구·포크볼 말고 다른 공들도 더 많이 던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다음 경기였던 1일 대전 SK전에서 첫 승 신고했다.
7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이태양은 6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당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로 역투했다. 특히 1회 박석민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맥이 빠질 수 있었지만 2회 이후 1실점으로 막으며 최대한 오랫동안 마운드를 버텼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1회 점수를 많이 주면 아쉬움이 클텐데 이닝을 길게 끌고 간 것이 좋았다"고 이태양을 격려했다.
이태양은 "처음 선발을 할 때만 해도 아무 생각없이 공 던지기에 바빴다. 이제는 이닝을 길게 가져가려 한다. 고생하는 불펜투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선발로 나서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강약조절하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4~5회에는 힘이 떨어져도 6회 이후에는 다시 또 힘이 생긴다"는 말로 이닝이터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이태양은 "개인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내 투구에 집중하겠다. 남은 기간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한 번도 거르지 않는 게 목표"라며 "지나간 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잊으려 한다. 이번 NC전에서도 자신있게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투수들이 두렵고 피하고 싶은 NC 강타선을 상대로 이태양이 다시 도전한다. 진정한 에이스라면 이런 '싸움닭' 기질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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