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홈런을 쳤을때 '손맛을 봤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과연 손맛은 어떤 느낌일까.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게 '손맛'에 대해 물어봤다.
잘 알려진대로 이승엽은 홈런 타자의 대명사. 개인 통산 5차례(1997, 1999, 2001, 2002, 2003년)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승엽은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비롯해 최소 경기 및 최연소 300홈런, 한일 통산 500홈런,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런 만큼 이승엽에게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손맛이라는 걸 어떻게 표현하는 게 참 힘들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그는 "배트 중심에 잘 맞으면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하는 스윙이 가장 기분이 좋고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승엽은 "가운데 담장 밖으로 넘기는 건 100% 완벽한 스윙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굳이 손맛을 따진다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치는 순간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봤다. 그는 "끝내기 안타 만큼 희열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 만큼은 만족한다"고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승엽은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서 2-4로 뒤진 8회 2사 1,2루서 LG 소방수 봉중근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잠실구장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떨어지는 역전 스리런을 터트렸다. 이승엽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이른바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스윙이었다.
이승엽은 올해 들어 가볍게 툭 쳐서 담장 밖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이승엽의 전매 특허이기도 하다. "한 손으로 치는 게 제대로 된 스윙은 아니지만 기분은 좋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그렇다면 이승엽이 내린 결론은 무엇일까. 그는 "내 생각에는 손맛이라는 건 없다. 그냥 톱니바퀴 돌아가듯 척척 돌아가는 게 정답인 것 같다. 홈런을 쳤을때 맞는 느낌은 들지만 낚시처럼 손맛이라고 하는 것 없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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