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생 선발 투수. 1993년생 마무리 투수.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가 지나치게 젊어지고 있다.
넥센은 지난 9일 마무리 손승락(32)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손승락은 지난 8일 목동 두산전에서 9회 1이닝 6실점하며 역전패를 자초했다. 그는 올 시즌 25경기에 나와 1승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중이다. 4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손승락의 어깨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문제는 손승락을 대신할 투수가 부족하다는 것. 베테랑 송신영(37)은 연투 피로도가 높고 마무리로 나설 만한 중압감보다는 노련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박성훈(32), 마정길(35), 이정훈(37) 역시 마무리로 나서기에는 구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결국 염 감독은 3년차 한현희(21)를 마무리로 결정했다.

한현희는 입단 첫 해인 2012년부터 점수차가 큰 경기에서 9회에 등판하며 예비 마무리로서 수업을 받아왔다. 지난해 홀드왕(27홀드)을 차지했고 올해도 8회에 나서며 손승락과 필승조를 구축한 가장 '믿을 맨'이다. 그러나 아직 어리고 주자가 있을 때 공이 몰리는 등 더 다듬을 부분이 많은 한현희에게 갑자기 너무나 큰 짐이 지워졌다.
마무리 뿐 아니라 선발에서도 막내가 고생 중이다. 염 감독은 올해 고졸 신인 하영민(19)을 일찌감치 선발 자원으로 낙점해 2군에서 선발 교육을 받게 하려 했다. 하영민의 당찬 패기와 뛰어난 제구력을 눈여겨본 결정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시즌 초부터 1군 선발 중 강윤구, 오재영, 문성현이 나란히 낙마했다.
결국 염 감독은 하영민을 4월부터 콜업해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채웠다. 신인 선수가 입단하자마자 선발축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을 일. 하영민은 올 시즌 8경기에 나와 3승2패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고 있다. 한 차례(2⅔이닝 9자책) 무너진 적이 있어 평균자책점이 높아졌으나 그외에는 선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물론 하영민 역시 여전히 '원석'에 불과하다. 하영민은 제구력이라는 기본을 이미 갖췄기 때문에 1군에서 살아남고 있다. 그러나 갓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가 선발 한 자리를 꿰찰 만큼 빈약한 넥센의 기존 마운드에 눈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6.06으로 전체 8위에 머물러 있다.
넥센이 중간급 투수 자원을 키우지 못한 것은 2009~2010년 웬만한 유망주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타팀으로 빠져 나간 까닭도 있다. 그러나 팀내 강윤구(24), 문성현(23) 등 적어도 5년 씩을 갈고 닦은 투수들이 크지 못하는 것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염 감독은 최근 "투수들에게 기본부터 다시 배우게 할 것"이라고 고육지책을 내놨다. 넥센의 투수 개조 프로젝트가 '어린이'들에게 지워진 짐을 가볍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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