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수준 미달인 경기였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며 선수들이 부담을 버리고 뛰었으면 좋겠다던 홍명보 감독의 바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손흥민(22, 레버쿠젠)의 빛바랜 분전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홍명보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서 조던 아예우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4로 완패했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서 완패한 한국은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며 본선 준비에 빨간불이 커졌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에서 점검할 포인트를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가나와 경기는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가상의 경기로 생각하고 있다"며 "중점적으로 볼 건 공격을 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하느냐다. 역습이 상대(러시아)의 강점이기 때문에 공격을 차단하면서 하는 것들을 지켜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홍명보호가 실험하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나의 역습 2방에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박주영을 원톱으로 기용하고 구자철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한 전반 초반의 공격도 한없이 둔했다. 60%를 웃도는 점유율을 자랑한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은 이유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전반 39분 손흥민이 골대 왼쪽 측면 돌파로 공간을 만든 후 날카롭게 때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순간이었다. 한국이 득점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간 순간이었다. 기회를 만들고 또 놓친 손흥민은 아쉬움에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나선 한국 선수들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활로를 뚫기 위해 고군분투한 손흥민은 몇 번이나 가나 수비의 뒷공간으로 침투하며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계 플레이도 고심해서 펼친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들 곁에서 사각의 공간에 위치를 선정하며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완패로 인해 빛이 바랬지만 손흥민의 분전이 위안이 되는 이유이자 본선에서 보여줄 그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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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