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나] '사대영' 홍명보, '오대영' 히딩크와 다른점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6.10 10: 37

사대영이다.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홍명보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서 0-4로 완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둔 상황서 가진 완패이기 때문에 아픔은 더욱 커 보인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서 4강.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히딩크 감독의 별명은 오대영이었다. 월드컵을 1년여 앞두고 가진 체코-프랑스와 친선경기서 연달아 0-5의 완패를 당하며 얻은 별명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조직력을 쌓고 점점 좋아지겠다"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당시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현실서 이뤄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브라질 월드컵 공식 개막을 3일 앞둔 상황, 러시아와 경기를 일주일여 남긴 상황서 0-4의 완패를 당했다.
4골을 허용한 수비는 차치하더라도 공격진의 부진이 더욱 눈에 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11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이 가운데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은 단 1개에 불과했다. 12번의 프리킥과 3번의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도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39분 손흥민(레버쿠젠)이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 것을 제외하고는 위협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없었다.
전체적으로 한국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할 상황서 서로 딴 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의 공격은 사실상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만약 1년 혹은 좀 더 시간을 가진 상황이라면 해결책은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월드컵 개막이 코 앞이다. 그만큼 준비해야 할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
물론 마지막 평가전 상대인 가나가 만만한 팀이 아니다. 설리 문타리(AC 밀란)를 필두로 한 중원은 세계적 강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팀이다. 또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0-4의 완패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만큼 홍명보호에는 치명적인 반전 무기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0-4 패배가 처음은 아니다. 국내파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전지훈련서 한국은 멕시코에 0-4의 패배를 당했다. 당시라면 해외파도 없었고 월드컵을 준비할 시간도 많았다는 변명을 할 수 있다.
또 당시는 하루 전 긴 이동시간과 다른 기후와 시차적응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완패라고 걱정만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전지훈련서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 홍명보호지만 집중력은 떨어졌고 날카로움은 없었다. 무뎌진 칼 날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과연 월드컵을 앞두고 가지게 된 사대영의 별명을 홍 감독이 뒤집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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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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