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NC 다이노스 우완 투수 에릭 해커(31)가 초반 실점에도 불구하고 6이닝 이상을 버티며 팀 승리와 함께 시즌 7승을 달성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에릭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6⅓이닝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NC는 경기 중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8-4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에릭의 이날 기록은 평소 그의 실력에 비하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에릭은 이전 3경기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승을 챙겼다. 5월 20일 마산 SK전에선 8이닝 2실점, 5월 28일 대전 한화전에선 6⅔이닝 1실점, 3일 마산 넥센전에선 7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모두 퀄리티 스타트 +의 성과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선 6⅓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달성에 실패했다. 기록상으로 ‘에이스’라고 하기는 부족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부진을 딛고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는 모습은 ‘에이스’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에릭은 1~3회까지 매 이닝 실점했다. 1회초에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다. 볼넷을 내줄 때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하자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3회말 4점째 실점한 이후 에릭은 전혀 달라졌다.
팀이 4회초 대거 4득점하며 6-4로 역전에 성공하자 에릭의 투구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3회말 1사 후에는 12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3회까지 61개의 공을 던지며 이른 강판이 예상됐지만, 4회부터는 투구수를 줄이며 결국 6⅓이닝을 106개의 공으로 버텼다. 3회 이후 실점은 없었다.
물론 NC는 나흘 휴식 후 맞이한 첫 경기라 불펜의 여유가 있었다. 에릭이 일찍 무너져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앞으로 휴식기 없이 치러질 24연전 중 첫 경기에서 불펜진을 쏟아 부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에릭은 초반 위기를 딛고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에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팀워크의 승리다. 경기 초반 나 때문에 고전했는데, 좋은 타이밍에 좋은 수비와 공격이 나왔다”며 팀 승리를 동료들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매서운 타격감으로 2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NC지만, 긴 이닝을 버텨줄 수 있는 에이스 투수가 있다는 점 역시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준 에릭 덕분에 NC는 더 긴 연승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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