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주장 이호준(38)은 ‘호부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름인 ‘호준’에 아버지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인 ‘아부지’가 결합된 것으로, 형님 리더십을 보이는 이호준을 잘 표현하는 별명이다.
지난해부터 NC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은 NC가 1군 2번째 시즌부터 강팀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타석에서는 타점을 생산하며 팀 승리에 직접적으로 기여했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꾸준히 했다.
이호준의 든든한 존재감 속에 NC는 시즌 초부터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선두 삼성과 함께 2강이라는 평가도 이제 어색하지 않다. 이호준은 이에 대해 “불안함은 있지만, 흔들리지는 않는다. 선수들이 위에 있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칭찬했다. “베테랑들만 성적 하락을 걱정한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지난 시즌엔 분위기 기복이 심했는데, 올해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팀 분위기가 똑같다. 중간급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안고 가는 거 같다”라며 안정된 팀 분위기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호준이 본 NC의 젊은 선수들이 갖는 장점은 흡수력이다. “감독님도 위기가 올 것이니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라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면서 잘 헤쳐 나가고 있다. 어리지만 할 것은 다 한다. 야구 생각만 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호준은 흐뭇해했다.
욕심은 없다. 이호준은 선두 추격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위는 하나밖에 없어서 안 본다. 욕심 부리면 안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이제 선두인 삼성과의 승차도 단 2경기에 불과하다.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보유한 만큼 맞대결에서만 잘 싸워준다면 선두 도전도 가능하다.
상위권 팀은 항상 불안하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팀이 많기 때문이다.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은 불안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바꾸지만, 그렇지 못한 팀은 위기에 흔들리고 주저앉는다. 단순히 외국인 선수를 하나 더 쓰는 것이 NC가 선전하는 원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많지만, 리더 이호준이 천천히 내실 있게 다진 팀 분위기는 다음 시즌, 그리고 그 이후에도 NC를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어갈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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