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넥센이 원한 '이닝 이터' 가능성 보였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6.11 06: 24

넥센 히어로즈 헨리 소사(29)가 지난달 대체 전력으로 입단할 당시 염경엽 감독의 기대치는 파격적이었다.
두자릿수 승수까지는 기대치로서 설득력이 있었지만 7이닝 4실점은 구체적이면서도 놀라운 수치였다. 염 감독은 "우리 팀 타자들을 고려해보면 4실점으로도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닝을 오래 소화해주는 것이다. 소사는 그래서 우리 팀에 맞는 투수"라고 말했다.
소사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시즌 동안 KIA에서 뛰면서 18승17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구원으로는 1경기에 나와 1홀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나머지 51경기에선 선발로 나왔다. 소사는 패도 많았지만 완투를 4번이나 기록하는 등 평균 6이닝 정도를 꼬박꼬박 소화해줬다.

소사 스스로도 "130개까지는 던져도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문제가 아니었다. 소사는 넥센 입단후 6이닝(3실점), 5⅓이닝(5실점), 3이닝(12실점)으로 1회부터 무너지며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넥센으로서는 대체 전력이기에 더 속이 탈 법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목동 삼성전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소사는 2회와 3회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고개를 저으며 흔들렸고 4점을 내줬다. 이어 6회에도 추가 실점했다. 그러나 소사는 4회와 5회를 삼자 범퇴로 막는 등 안정감을 찾으며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팀은 8회말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최근 '무적 모드'던 릭 밴덴헐크(29)와 소사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삼성의 우위가 점쳐졌다. 그러나 선발이 5실점 이하로 버티자 넥센 타선도 포기하지 않고 힘을 냈다. 넥센은 선발이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것이 지난달 4일 광주 KIA전 앤디 밴 헤켄(35) 이후 처음이었다.
올 시즌 넥센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89로 7위에 쳐져 있다. 선발 로테이션으로 공인된 선수가 밴 헤켄과 소사, 그리고 신인 하영민(19)에 불과하다. 특히 이닝 이터 역할을 해주는 선발이 없는데다 많은 투수들이 강판당하면서 불펜 소모가 크다. 소사의 이닝 소화 능력은 넥센에 꼭 필요한 사항이다. 소사가 그 가능성을 시즌 4번째 등판에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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