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추구' 홍명보호, 승리 위해서는 위험 감수 필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11 06: 33

승리를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안전만 추구하던 홍명보호가 선제골을 내주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평가전. 한국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선라이프 스타디움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4골을 내주면서 0-4로 대패했다. 끌어 올리려던 분위기는 더욱 침체됐고 전지훈련에서의 성과도 확인하지 못한 채 한국은 브라질로 넘어가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31일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한 이후 수비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인 러시아의 공세를 견뎌내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를 반드시 꺾고 16강을 넘어 8강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선수비 후역습으로 상대하겠다는 공략법까지 설정했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에 그쳤다. 가나전에서 한국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 전반 초반부터 가나의 역습에 대처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더니 전반 11분에는 조던 아예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분위기를 내준 이후 다시 가져 오지 못한 한국은 이후 3골을 더 허용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대패를 기록하게 됐다.
쉽게 무너진 수비도 문제지만 득점을 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득점을 하지 못하면 절대 승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비력이 좋아져 무실점으로 지켜낸다고 하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얻을 수 있는 승점은 1점뿐이다. 3경기서 3무를 할 경우 16강 진출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결국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득점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공격 전개가 끊길 것을 두려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수비에만 치중한다면 득점을 넣을 기회를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례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스페인의 경우 상대에게 공을 뺏겨 역습을 내줄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해 골을 넣을 것을 우선 생각한다. 물론 수비도 탄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격을 할 때는 확실한 공격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한국은 다르다. 한국은 러시아의 장점만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의 역습이 빠른 만큼 중앙에서의 실수는 실점 위기라는 가정을 했다. 이 때문에 공격 전개 훈련에서도 중앙으로의 공격 루트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물론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러시아는 한국의 측면 공격만 막으면 실점 위기에 처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으로서는 득점을 할 수 있는 옵션 하나를 아예 없앤 셈이다.
한국을 후원하는 한 스포츠 브랜드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RISK EVERYTHING'이라는 축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과감한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위험은 크다. 하지만 성공을 한다면 얻는 결과물도 커진다. 단순히 월드컵 진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목표를 설정한 한국이라면 승리를 위한 위험 감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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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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