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시달리는 추신수, 탈출구는 어디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11 06: 20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32)에게도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시즌은 길고, 슬럼프는 야구선수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이번 슬럼프는 유독 길다.
추신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타율 2할6푼(204타수 53안타) 6홈런 19타점 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4월 타율 3할3리 출루율 4할3푼3리로 출발하며 텍사스에서의 첫 달을 기분좋게 시작했던 추신수는 5월 조정기를 거치며 커리어 평균 성적으로 회귀했다. 그리고 6월, 추신수는 8경기에서 단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번 달 성적은 24타수 1안타 7볼넷 타율 4푼2리, 출루율 2할8푼1리다.
현재 추신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첫 번째는 발목 부상이다. 지난달 중순 발목부상을 당한 추신수는 이후 좌익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로 돌아온 덕분에 계속해서 출전하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오히려 쉬어가야 할 기회를 놓친 것같은 인상을 준다. 계속된 출장에 추신수의 발목은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 야구선수라면 부상과 통증은 항상 안고가야 하는 게 숙명이지만, 이게 장기화되면 시즌 전체 성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를 계속해서 경기에 내보내고 있다. 만약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정도였다면 라인업에서 제외하거나 15일 짜리 부상자명잔에 올렸을 것이다. 추신수는 어떻게든 아픈 발목을 달래가며 타격감을 되찾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책임감이다. 추신수는 현재 쉬고싶어도 마음 편하게 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병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텍사스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부상자가 돌아오기는 커녕 계속해서 아픈 선수가 등장하고 있다. 내야수 프린스 필더가 목디스크 수술로 시즌을 접었고 내야수 케빈 쿠즈마노프도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중이다. 내야수 미치 모어랜드 역시 발목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고 백업 외야수 제임스 아두치는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올해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짜리 대형 계약을 맺었다. 계약 첫 해부터 부상으로 결장하는 걸 결코 원치 않는다. 게다가 책임감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부상자가 많은 현재 쉬겠다고 나설 성격도 아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 계속해서 출전을 강행하다보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시즌 중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작년부터 추신수는 완벽하게 톱타자로 자리 잡았다. 선구안이 뛰어나고 참을성이 뛰어난 추신수는 좋은 톱타자가 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부상자가 나오면서 최근 추신수는 3번 타순으로 옮겼다.
물론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는 3번으로 더 많이 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최근 추신수의 야구는 신중한 타격, 그리고 최대한 많이 공을 보는 것이었다. 텍사스에 와서도 그에 맞춰서 몸을 만들었고 야구를 하고 있다. 올해 추신수가 스윙을 한 비율은 37.1%로 역대 최저 수준이며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들어와도 57%만 스윙하고 있다.
출루에만 집중해도 될 때면 이러한 타격 성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추신수는 현재 팀 중심타자로 해결사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때문에 추신수는 "이제 적극적으로 타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이게 시즌 중반에 갑자기 바꾸기란 쉽지가 않다. 몇 차례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한 고전까지 하면서 추신수는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
결국 추신수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다. 심리적 부담감을 털어내고 타석에서는 바뀐 옷에 맞는 타격을 해야 한다. 쉽지만은 않지만 텍사스의 현재 팀 사정은 추신수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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