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전 세계를 만취하게 만들 수 있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6.11 07: 10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싸이(Psy)의 ‘Hangover’ 뮤직 비디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3분 56초의 디지털 싱글 역시 아이튠즈를 통해 발매 되었다. 스매시 히트 송 ‘강남스타일’과 후속 곡 ‘Gentleman’을 잇는 세 번째 작품으로 싸이가 이번에 택한 음악 스타일은 정통 힙합이었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타임과 빌보드 등 해외 언론의 반응 역시 호의적인 편이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팬들은 호불호가 갈린다. 일렉트로닉 힙합 사운드로 무장된 두 곡에 익숙해있는 대중들에게는 너무 파격적인 변화에 다소 난해함 또는 생소함으로 다가설 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험에 가까운 싸이의 선택은 어느 정도 장기적인 계획을 두고 실행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년 4월 12일 발표한 싱글 ‘Gentleman’은 싸이가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로 남을지 아니면 전세계 대중음악시장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역할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빌보드 Hot 100 차트 5위까지 랭크 되고, 현재까지 공식 사이트 조회수 7억뷰에 육박하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전세계를 강타했던 ‘강남스타일’의 인기 그늘에 가려진 것만은 사실이다. 싸이 본인 역시 ‘나답지 않은 곡이었다’라고 피력할 만큼 새롭거나 신선한 면은 덜했다.
만약 ‘Hangover’가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싸이의 랩이 어우러진 ‘강남스타일’과 ‘Gentleman’의 동일선상에 있는 곡이었다면,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상상을 해봤다. 두 곡을 훨씬 뛰어 넘는 곡이 아니라면, 언론과 평단은 물론 대중들은 싸이에게 더욱 가혹한 혹평을 쏟아내지 않았을까 추측을 하게 된다.
전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던 ‘강남스타일’을 뛰어 넘는 히트 곡을 탄생시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싸이 역시 많은 고민 끝에 자신의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정통 힙합 곡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힙합 스타 스눕 독(Snoop Dogg)을 뮤직비디오 출연 및 피처링으로 참여시키고, 지드래곤(G-Dragon)과 씨엘(CL) 등 K—Pop을 대표하는 후배 가수들도 카메오로 함께 하는 등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를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노래방, 사우나, 당구장, 편의점, 이발소 등 한국의 일상적인 문화를 즐기는 싸이와 스눕 독의 모습을 코믹하게 담아내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며 폭탄주와 합석이 오가는 술자리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노래 중간 중간에 들리는 우리말과 우리 전통 악기 연주 역시 ‘Hangover’의 중요한 흥행 요소로 부각될 듯 하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싸이가 쌓아 놓은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영국 등 빅 마켓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염두에 두고 이번 곡이 만들어지고 프로모션 방향을 설정한 것은 우리가 싸이를 ‘국제가수’로 부르고 있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이미 싸이는 전세계 음악 팬들을 상대로 한 세 번째 출격을 했다. 이제부터는 과연 싸이가 ‘행오버(Hangover)’란 노래 제목처럼 ‘전세계 대중들을 자신의 음악으로 만취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관심과 초점을 맞춰야 할 때이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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