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라이앵글’의 삼형제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이 결국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안타까운 운명에 놓였다. 삼형제가 복수가 복수를 낳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버린 가운데,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삼형제의 슬픈 운명을 이끌어가는 이범수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이범수는 현재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에서 아버지를 죽게 만든 고복태(김병옥 분)와 윤회장(김병기 분)을 몰락시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전직 형사 장동수를 연기 중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트라이앵글’ 12회는 동수가 윤회장의 양아들이자 자신의 친동생인 윤양하(임시완 분)로 인해 감옥에 가고 출소 후 대정그룹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삼형제는 어린 시절 윤회장과 복태로 인해 부모를 잃은 후 뿔뿔이 흩어졌다.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채 동수와 허영달(김재중 분)은 모두 양하와 대립을 하고 있다. 특히 동수의 대정그룹과 양하에 대한 분노는 상상 초월이다. 이미 양하는 동수에게 “순진하다”고 비아냥거리고 감옥살이를 주동했다. 때문에 집단 소송을 통해 대정그룹을 흔들려는 동수와 대정그룹을 지켜서 양아버지에게 신뢰를 받아야 하는 양하는 평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동수와 양하의 극한의 대립은 이범수의 폭발적인 카리스마와 분노 연기로 높은 흡인력을 자랑하고 있다. 워낙 몰입도 높은 연기의 대명사인 이범수지만 악다구니 근성을 보여주는 동수라는 인물과 만나니 이 같은 폭발력 있는 힘이 극대화되고 있는 중이다.
양하에게 “비열하게 살기엔 나이가 어리다”, “너희들에게 지킬 명예가 어디 있느냐.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키려는 게 더러운 돈이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장면은 친형제인 두 사람의 슬픈 운명을 대변하는 장면이었는데 이범수의 몰아치는 강력한 대사가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후 감옥에서 나와 대정그룹의 뒤통수를 친 후 양하에게 “오랜 만이다. 윤양하 씨. 덕분에 순진하고 어리석은 내 인생 반성 많이 하고 왔다”고 회심의 미소를 날리는 장면은 복수의 서막이 올랐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이범수의 감각적인 표정 연기로 인해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했다.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동수가 그동안 맨땅에 분노만 몰아쳤다면 이 장면을 시작으로 대정그룹에 맞서고 분노를 조절해 더욱 무서운 복수의 화신으로 변모하는 인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 여기에는 이범수의 탁월한 연기 강약조절이 큰 힘을 발휘했다. 그동안 가족이 해체됐다는 아픔 속에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복수를 실행하며 이 같은 병도 억누르는 무서운 면모는 이범수의 세밀한 연기 표현력과 어우러지며 완벽히 표현됐다.
덕분에 이범수는 수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삼형제가 얽혀 있는 와중에도 중심축을 굳건히 지키며 독보적인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삼형제의 서로에 대한 복수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범수가 펼쳐놓을 연기의 향연이 더욱 기대된다.
jmpyo@osen.co.kr
'트라이앵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