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을 끌어내려라.
KIA가 역대 최악의 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KIA는 지난 10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15-16으로 무릎을 꿇었다. 타자들은 15점이나 뽑았지만 마운드는 16점으로 무너졌다. 8-1까지 앞섰지만 선발 김병현이 난조를 보인데다 하이로 어센시오와 김진우까지 블론세이브를 하는 등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16점을 내주면서 KIA의 팀 방어율은 6.30으로 치솟았다. 팀 창단후 최악의 방어율이자 프로 출범후 전구단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이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5점대 팀 방어율은 1999년(5.21), 2001년(5.01), 2013년(5.12) 등 세 차례 있었다. 역대 최고 방어율은 삼미가 원년(1982년) 기록했던 6.23이었다. 이 수치를 웃돌고 있다.물론 시즌 최종성적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만큼 마운드 상태가 심상치 않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선발 양현종(2.99)를 제외하고 모든 투수들이 난타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진 가운데 데니스 홀튼는 12경기 가운데 9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3경기에서 대량실점을 하는 통에 4.48까지 치솟았다. 돌아온 김진우(6.18)도 여전히 제구위를 되찾지 못했고 송은범(7.34)도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다.
4~5선발을 책임졌던 서재응(8.74), 임준섭(6.41), 한승혁(8.66), 박경태(12.46), 신창호(7.23)도 모두 부진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병현도(17.05) 도움이 못됐다. 불펜진 가운데 김태영도 최근 구위가 떨어지면서 5.40으로 높아졌다. 소방수 어센시오는 3개의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3.75까지 올라갔다. 그나마 6월부터 불펜에 가세한 최영필이 1.29로 선방하고 있을 뿐이다.
약한 선발투수의 조기강판과 뒤를 잇는 불펜투수들이 동반 붕괴하면서 대량실점 하고 있다. 필승조를 꾸리기도 힘든 마당에 추격조 투수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10실점 이상의 경기들도 속출하고 있고 20실점 경기도 등장하고 있다. KIA는 최근 2경기에서 36실점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들의 가세와 함께 기록적인 타고투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KIA 마운드를 괴롭히고 있다. 타자들이 득점하면 실점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맥이 풀리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반복될 조짐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2군이나 재활군에서 보충 전력도 없다. 무릎부상을 털고 실전모드에 돌입한 우완 곽정철이 있지만 활약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
KIA는 10일 현재 시즌 24승32패, 7위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도 72경기나 남아있다. 방망이는 뜨겁다. 반등의 동력은 마운드에서 찾아야 하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다. 김진우와 임준섭 등 선발투수들이 제구위를 찾아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에서 절대적 열세를 드러내고 있는 KIA호의 행보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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