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26)가 결국 웨이버 공시됐다. 사실상 퇴출 수순이다.
한화는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클레이를 웨이버 공시한다고 밝혔다. 클레이를 원하는 타구단은 공시 후 7일 이내에 계약 양도신청을 해야 한다. 타구단의 요청이 없을 경우 클레이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클레이를 데려갈 팀은 없어 보인다.
클레이는 올해 한국에 온 외국인선수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주목받았다. 200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으나 팔꿈치 수술 이후 구속이 감소하며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트리플A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한화는 클레이의 안정된 제구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영입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클레이는 올해 10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8.33으로 외국인 투수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가뜩이나 투수력이 약한 한화에 큰 고민을 안겨줬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30일 사직 롯데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한화 외국인투수로는 사상 첫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 공인구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채 집중타를 맞았다.
지난달 초 어깨 염좌로 2군에 다녀온 후 2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돼 반전 계기를 마련하는가 싶었지만 지난달 28일 대전 NC전에서 2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당하며 기대를 접게 만들었다. 이어 10일 광주 KIA전은 고별전이 되고 말았다. 10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는 1경기로 5회 이전 조기강판이 무려 5경기였다.
피안타율(.367) WHIP(2.17) 등 세부 기록도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으로 기대된 제구력도 40이닝닝 동안 25볼넷으로 9이닝당 5.63개로 불안했다. 직구 구속이 140km 안팎에 그치며 확실한 주무기가 없는 클레이로서는 제구마저 흔들리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한화는 클레이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도 어느 정도 점찍어놓은 상태. 곧 계약을 완료하고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꺼내든 한화가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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