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관계자들이 제프 블래터(78, 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UEFA 위원을 맡고 있는 미하엘 판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 회장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총회 갈라만찬에서 자신이 블래터 회장에게 "당신은 현 상황을 개선할 인물이 아니다. 더는 회장직을 맡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FIFA는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당시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카타르를 개최지로 지지하는 대가로 FIFA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카타르 뇌물 스캔들'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
뇌물을 받은 대상이 주로 아프리카 지역 FIFA 관계자라고 보도되자 블래터 회장은 전날 아프리카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카타르월드컵과 관련된 논란은 상당 부분 인종차별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인종차별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한 유럽 언론을 비난하는 듯한 블래터 회장의 발언에 대해 UEFA 관계자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
판프라흐 위원은 "최근 몇 년간 FIFA의 이미지가 얼마나 나빠졌는지, 블래터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블래터 회장이 올해 임기 후 퇴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렉 다이크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 역시 "개최지 선정 의혹은 인종차별주의와는 무관한 것이며 오로지 부정에 관한 것이다. 의혹은 투명하게 조사돼야 한다"고 블래터 회장에게 이야기했다고 전하며 "이번 의혹과 관련해 블래터 회장이 보여준 반응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UEFA 관계자들의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임기를 마치고 2015년 열리는 FIFA 회장선거에 출마, 연임을 노리던 블래터 회장의 입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은 1998년 회장직을 맡아 16년째 FIFA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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