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컵으로 되돌아 보는 태극 전사의 기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6.11 15: 22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지구촌 최대 축제인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라온 32개국은 오는 6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결승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한국 축구는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까지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아시아 최다이자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과 함께 세계 6개 나라만이 일군 대기록이다. 1954년 처음으로 출전한 스위스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 도전에 이르기까지,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무대에 도전한 한국 축구의 특별한 기억을 모아봤다.
▲ 첫번째 골, 그리고 첫 승점

32년만에 1986년 멕시코 대회를 통해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은 한국은 1차전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박창선이 월드컵 첫 골을 뽑아냈다.
전반 6분 만에 호르헤 발다노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그로부터 12분 후 다시 오스카 루게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발다노의 골이 터져 0-3. 3골 모두 마라도나의 발끝에서 연결된 것이었다.
그나마 후반 28분 박창선이 터뜨린 25m짜리 중거리 슛이 화제였다. 한국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득점이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골은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아르헨티나보다 한 수 아래라는 점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전반 11분 오연교 골키퍼의 펀칭 실수로 먼저 실점했다. 후반 26분 조광래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종부가 동점골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결국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사상 첫 승점(1점)을 따냈다.
▲ 대한민국 첫 '가린샤 클럽' 하석주
1998 프랑스 월드컵서 한국은 네덜란드 멕시코 벨기에와 함께 E조에 속했다. 첫 상대는 통산 11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은 북중미 강호인 멕시코. 하지만 해볼 만하다는 전망이었다.
실제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전반 28분 하석주가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켰다. 왼발로 강하게 찬 직접 슛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며 골대 안으로 향한 것이었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선취 득점이었다.
그러나 고조된 분위기가 채 가라앉지도 않은 2분 뒤인 30분 하석주가 백태클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 대회부터 백태클을 엄하게 처벌한다는 FIFA의 강한 결의를 보여주듯 옐로카드 없이 레드카드가 바로 보여졌다.
결국 10명의 선수로 싸운 한국은 후반 6분 펠라에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29분과 39분에는 에르난데스에게 잇따라 결승골과 쐐기골을 내주며 1-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 모든 것이 잊을 수 없는 2002 한일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아래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서 폴란드에 2-0의 완승을 거뒀다. 황선홍의 선제골과 유상철의 추가골이 이어지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미국과 2차전서 비록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부담은 없었다.
포르투갈전에서는 박지성이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1대0으로 승리하며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6강전에서 0-1로 뒤지다가 설기현의 동점골, 안정환의 연장전 골든골로 2-1 역전승을 낚았다. 여세를 몰아 8강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격침하고 4강 신화를 썼다. 히딩크 신드롬과 함께 2002년 월드컵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 사상 첫 원정 승리의 기억
한국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함께 G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렀다. 첫 상대는 월드컵 사상 처음 만난 아프리카팀 토고. 잉글랜드 아스날 소속의 아데바요르가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었다.
전반 31분 가데르 쿠바자에게 선취점을 내준 한국은 후반 9분 이천수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27분 안정환이 중거리슛을 터뜨려 홈이 아닌 원정 월드컵에서 2-1로 역전승, 사상 첫 원정 승리를 기록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안정환은 2002년에 이어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감각적인 모습을 보여줘 경기 MVP로 선정됐다.
▲ 원정 16강까지 일궈냈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서는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한국은 유럽의 복병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으로 호쾌한 승리를 거뒀다.
마라도나 감독과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스타군단 아르헨티나에 2차전에서 1-4로 완패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2-2로 비겨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허정무호는 16강 상대인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도 치고받는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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