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고, 김응룡 감독님께서도 감독하며 어제 같은 경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KIA 선동렬 감독이 전날 있었던 대혈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KIA는 지난 10일 광주 한화전에서 4시간53분 대혈투 끝에 15-16 역전패를 당했다. 한 때 7점차로 리드했고 9회 시작 전까지 3점차로 리드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취약한 불펜으로 인해 충격의 역전패를 했다.
11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선동렬 감독은 "나도 그렇고, 김응룡 감독님께서도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감독하며 어제 같은 경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무슨 포스트시즌하는 줄 알았다. 불펜 투수가 남아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KIA와 한화 모두 9명씩 투수들을 총동원, 양 팀 도합 37안타를 주고받는 혈전이었다.

경기마저 패했으니 선 감독의 아쉬움도 컸다. 특히 선발 김진우를 15-13으로 리드한 9회 2사 1·2루에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김진우는 펠릭스 피에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데 이어 송광민에게 우중간 가르는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로 무너졌다.
선 감독은 "(김진우) 본인이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이기고 싶어서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안 쓰느니만 못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아울러 이날 2군으로 내려간 한승혁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1군에서 쓰기가 그렇다. 당분간 2군에서 선발로 던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승리를 거둔 한화 김응룡 감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김감독은 "경기 초반에 점수를 많이 줘서 오늘도 20점 주고 지는가 싶었다"며 "9회 역전했을 때 바로 안영명을 빨리 준비시켰다. 안영명이 던지지 않았다면 승리를 지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제지간이 피도 눈물도 없는 혈전을 펼쳤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그런 소리 하지 말라. 우리도 이기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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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