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IA를 구한 천금의 역투였다.
KIA 좌완 투수 임준섭(25)이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을 던지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임준섭은 1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KIA의 9-2 완승을 이끌었다.
임준섭의 퀄리티 스타트는 지난 4월27일 잠실 LG전 6이닝 무실점 이후 시즌 두 번째. 6⅓이닝은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으로 전날(10일) 9명의 투수를 총동원하며 투수진을 소모한 KIA에 있어 천금의 투구가 아닐 수 없다. 이날마저 패했다면 팀이 수렁에 빠질 수 있었다.

임준섭은 2회 김태균에게 볼넷, 펠릭스 피에와 최진행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으로 흔들릴 위기. 하지만 임준섭은 김회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김경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을 뿐 한화 1루 주자 최진행의 주루사로 한숨 돌렸다.
3회에도 선두타자 조인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1사 1루에서 한상훈의 잘맞은 타구를 중견수 이대형이 호수비로 건져낸데 이어 귀루하던 1루 주자 조인성까지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수비의 도움을 받은 임준섭은 4~6회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탈삼진 3개로 위력을 떨쳤다.
7회 1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넘겼지만 임준섭이 6⅓이닝을 소화한 덕분에 KIA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임준섭에 이어 임준혁(⅔이닝)-심동섭(1이닝)-박준표(1이닝) 등 3명의 불펜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날 불펜 소모 충격을 최소화한 의미있는 역투였다.
이날 임준섭은 최고 145km 직구(51개)와 함께 체인지업(3개) 슬라이더(16개) 커브(10개)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볼끝에 힘이 실려 있었고, 좌우 코너워크 제구도 잘 이뤄졌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격적인 투구에 한화 타자들이 오히려 말려들었다.
임준섭의 역투로 전날 대역전패 충격을 극복한 KIA.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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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