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 첫 우천 연기를 만든 비가 두산 베어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단비가 됐다.
두산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가 우천 연기되면서 하루를 쉬었다. 10일 경기에서 유희관이 3⅓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고 물러나 불펜을 많이 소모한 두산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홈경기를 치르지 않고 쉬게 되어 체력을 충전했다.
선발진 역시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두산은 노경은을 불펜으로 이동시키겠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새로운 선발투수 1명이 필요했다. 오현택, 이정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내린 비로 새로운 선발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송 감독은 11일 경기가 연기되기 전 “경기를 못하면 대체 선발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테이션 상으로도 노경은의 자리에 다른 선발투수가 들어올 필요가 당장은 없다. 주중 첫 경기에 유희관이 나왔고, 크리스 볼스테드, 더스틴 니퍼트, 이재우가 차례로 던진 뒤 일요일인 15일 대구 삼성전에는 화요일(10일) 선발이었던 유희관이 다시 나오면 된다.
물론 변수는 있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희관에게 4일 휴식 후 등판은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있다. 송 감독은 15일 선발로 유희관을 쓰거나 새로운 선발투수를 등판시킬 수 있다. 어쨌든 11일 경기가 우천 연기되면서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 것은 나쁠 리 없다. 유희관이 4일 휴식 후 등판한다면 노경은을 대신할 선발투수는 20일 잠실 KIA전에야 나올 전망이다.
비가 와 하루를 쉬더라도 기존 선발투수들의 등판 간격은 꾸준히 지켜진다. 여기엔 이재우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다. 두산은 11일 이재우를 선발로 예고했으나, 12일 경기에서는 이재우 대신 볼스테드를 선발카드로 냈다. 볼스테드와 니퍼트가 예정대로 출전하기 위해 자신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이재우가 니퍼트 뒤로 들어가는 그림이 예상된다.
베테랑 투수가 자신의 일정이 변경되는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선발진과 마운드 전체로 보면 두산에게 비는 반갑기만 하다. 시리즈 첫날 경기가 취소됐다면 유희관이 3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하기는 무리라 대체 선발을 가동해야만 했지만, 첫 경기가 정상 진행되고 2번째 경기가 연기되며 두산은 2가지 선택이 가능해졌다. 비가 준 행운이 향후 두산 마운드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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