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피홈런' 윤석민, 높은 실투를 피하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12 07: 11

윤석민(28, 볼티모어)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뚜렷한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오름세를 찍어 누르는 요소가 있다. 바로 피홈런이다. 장타에 대한 악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메이저리그(MLB) 데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윤석민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버지니아주 노포크 하버파크에서 열린 더럼 불스(탬파베이 산하)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시즌 6패(2승)째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을 기존 5.86에서 5.54로 조금 낮춘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아쉬운 것은 실책이었다. 1-1로 맞선 5회 2사 2루에서 2루 주자 크리스티안이 깁습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워드가 3루로 던졌으나 이 송구가 옆으로 크게 빠지며 크리스티안이 홈까지 들어왔다. 이 실책 하나가 윤석민의 패전 요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전 상황을 복기해보면 또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이번 경기에서도 홈런을 맞았다는 점이었다.

윤석민은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 매투크에게 4구째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이것이 높게 몰리며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맞는 순간 넘어가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좋은 흐름이 홈런으로 깨진 셈이 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피홈런으로 윤석민은 시즌 11번째 피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8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쉬운 것은 두 가지다. 전형적인 장거리 타자가 아닌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빈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피홈런이 좋은 분위기를 깨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자책점 허용 이상의 뼈아픈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피홈런은 윤석민이 승리 요건을 챙기지 못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5월 27일 르하이밸리전에서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3점 홈런을 맞고 승리를 날렸다. 7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호투했지만 홈런 한 방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6월 1일 포투켓과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앞선 4회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맞았다. 승리를 챙기기는 했지만 자칫 잘못했으면 또 한 번 무너질 수도 있었다.
6일 스크랜턴/윌크스배리와의 경기에서도 호투하다 3회 3점 홈런을 맞고 다시 흔들렸다. 8점의 득점 지원을 받고도 승리요건을 챙기지 못한 하나의 이유가 됐다.
대부분의 홈런은 실투였다. 직구든 변화구든 높게 들어가는 공이었는데 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으며 힘껏 공을 날려 보냈다. 단거리 타자들에게 맞는 홈런의 개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윤석민으로서는 피홈런에 신경을 쓸 때가 됐다. 가뜩이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전반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는 여건이다. 피홈런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으로 줄이려는 전략은 필요하다. 이 과제의 수행 여부에 따라 윤석민의 올 시즌 성적과 평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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