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난 2014 시즌에 각종 타격 부문 기록에서 메이저리그보다 앞서는 개인 기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넥센 박병호(28)의 홈런포가 불붙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지난 6월 10일 삼성전에서 요즘 가장 위력적인 투구를 하는 밴덴헐크로부터 1회말 2사 1루에서 시속 141km의 커터를 받아쳐 목동구장 최장거리 145m의 장쾌한 투런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올 시즌 56경기만에 27호 아치를 ‘국민타자’ 이승엽(38)이 지켜보는 앞에서 날린 것입니다.
경북고 졸업 후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1997년(32개), 1999년(54개), 2001년(39개), 2002년(47개)에 이어 2003년에는 아시아최고기록인 56개를 터트려 5차례 홈런왕에 오른 최고타자입니다. 그리고 2004년 일본 롯데-2006년 요미우리-2011년 오릭스를 거쳐 2012년 삼성에 복귀했습니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5년 LG에 입단한 다음 2011년 넥센으로 옮긴 박병호는 이승엽에 대해 “나와 비교을 할 수 없는 존경하는 대선수다. 고등학교 때 56호 홈런을 치는 모습을 TV로 보며 나는 야구선수로 꿈을 키웠다”고 겸손해 합니다.
한편 이승엽은 박병호에 대해 최근 “대단한 선수다. 내 기록을 깰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칭찬합니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밴덴헐크를 상대로 11타수 무안타로 유독 약했습니다. 볼넷도 골라내지 못하고 삼진은 6개나 당했습니다. 그러나 박병호는 밴덴헐크의 투구를 연구 끝에 극복해 낸 것입니다.
성남고 시절 전국대회에서 화순고와 경기 때 3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다음 휘문고 경기 첫 타석에서 때려 고교 선수로 유일하게 4연타석홈런을 수립한 박병호는 프로에 입단해서는 수년간 적응하지 못하다가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2011년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13개를 날리며 잠재력이 살아났습니다.
박병호는 2012년에 31개로 첫 홈런왕에 오르고, 2013년에 37개로 두번째 홈런왕과 2년 연속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이승엽의 후계자로 꼽혔습니다.
박병호의 매년 홈런 페이스는 슬로 스타터로 초반에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홈런 개수가 늘어납니다. 올 시즌엔 4월에 6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5월에 14개로 불붙기 시작해 이번 6월은 10일까지 8경기서 7개를 넘겼습니다.
올해 한 경기서 2개를 터트린 멀티홈런 경기가 5번입니다.
지난 해는 3월에 1개, 4월에 3개, 5월과 6월에 5개씩, 7월에 8개를 날리고 8월에는 3개로 주춤했으나 9월에 11개를 넘기고 10월에 1개를 날려 모두 37개로 홈런왕에 올랐습니다. 반면에 이승엽은 2003년 아시아최고기록인 56개를 넘겼을 때 4월에 6개, 5월에 15개, 6월에 14개, 7월에 6개, 8월에 6개, 9월에 8개, 10월에 1개를 날려 5~6월에 많이 터트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이승엽은 팀이 56경기를 치른 6월 15일에 30개의 홈런을 기록해 올해 박병호가 6월 10일 56경기를 소화한 것과 비교하면 세개 많은 홈런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갈수록 담장을 잘 넘기는 박병호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산술적인 계산으로 62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2003년에는 팀당 경기수가 지금보다 많은 133경기를 치른데 비해 현재는 한 팀이 128경기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현재 타격 각 부문에서 홈런(27개), 장타율(7할6푼6리). 득점(57점) 3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3개 부문 모두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1위 기록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홈런 1위는 크루즈(볼티모어)로 21개를, 장타율은 툴로위즈키(콜로라도)로 6할6푼5리, 득점은 도지어(미네소타)의 54점입니다. 일본은 홈런 1위가 브래드 앨드레드(히로시마)의 21개, 장타율은 앨드레드의 6할1푼8리, 득점은 도리다니(한신)의 47점입니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팀당 63게임, 일본은 58경기로 우리보다 약간 많이 치뤘습니다.
이밖의 타격 기록도 메이저리그보다 앞서고 앞는 게 여럿입니다. 타율 선두 이재원(SK)은 4할3푼2리인데 비해 메이저리그는 툴로위즈키가 3할4푼9리, 최다안타 선두 서건창(넥센)은 89개를 기록한 반면 메이저리에서는 알투브(휴스턴)가 88안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병호가 앞으로 부상없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홈런 60개 이상은 아니라도 50개 이상을 쏘아올려 이승엽의 전성기 때와 다름없는 대기록이 나올 수 있는 올해입니다.
OSEN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