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썩어도 준치라는데….
12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서 5연승과 시즌 8승 달성에 실패한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경기 초반부터 좋지 않은 일들이 닥쳤다. 핸리 라미레스와 맷 켐프 얘기다.
올 시즌 둘 모두 이름 값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라미레스는 전날까지 .256/.346/..457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299/.372/.503 을 밑돈다. 그나마 2번 타자로 고정됐던 최근 5경기에서는 .294/.455/.471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직전 갑자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경기전 배팅 훈련에서도 아무런 이상증상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마지막 프리배팅 스윙에서 타구를 외야 관중석까지 날려 보냈다.
라미레스는 우측 어깨 부위인 견쇄관절 염좌로 밝혀졌다. 이 바람에 라미레스 대신 이날 7번 타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던 숀 피긴스가 전진 배치됐다. 유력수 수비는 미구엘 로하스가 맡았다. (라미레스는 다저스가 0-4로 뒤지고 있던 7회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 병살타로 물러났다)
켐프는 전날 5타석에서 볼 넷 한 개 얻은 것을 제외하고 4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전에는 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부터 4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중 두 경기에서는 멀티히트, 3루타도 2개 기록했다.
켐프는 11일 경기에도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2회 1사 후 삼진으로 물러난 다음 필드에서 쫓겨났다. 덕아웃에서 심판에게 야유를 보내다 세스 벅민스터 구심에게 퇴장을 선언 당했다. 4월 27일 콜로라도전 도중 구심의 스트라크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 퇴장 당한데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퇴장이다. (개인 통산 8번째 퇴장)
아무리 예년만 못하다해도 2번과 5번 타자가 갑자기 빠진 다저스 타선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다.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선수가 빠져나가면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상대선발 조니 쿠에토가 전날까지 피안타율(.160)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평균자책점(1.97) 리그 3위, 탈삼진 (97개) 리그 2위를 달리던 좋은 투수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너무 무기력했다.
다저스 타선은 5회까지 디 고든의 안타 하나만 나왔고 대신 삼진은 10개를 당했다. 이 경기 전까지 다저스는 원정경기에서 22승 11패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좋은 원정 승률을 올리고 있었다. 건재한 마운드가 버팀목이기도 하지만 팀의 원정경기 타율이 .266으로 내셔널리그 1위(전체 3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12일 신시내티전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타선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류현진 개인적으로도 아쉽지만 다저스는 올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패한 격이어서 아쉬움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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