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은 왜 리얼리티로 갈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6.12 11: 11

'신비주의' 지키기에 열을 올리던 과거 아이돌 스타들과 달리 최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돌이 늘고 있다.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화려함을 내려놓고 좀 더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제시카와 그의 동생인 에프엑스 멤버 크리스탈은 최근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시카 & 크리스탈'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얼음공주'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을 정도로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했던 두 사람은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공개,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유쾌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제시카와 크리스탈은 무대 위의 화려한 소녀시대와 에프엑스에서 벗어나 서로 맛집을 공유하는 취미를 갖고, 틈만 나면 장난을 치는 평범한 자매의 모습을 보여줬다. 쾌활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얼음공주'라는 편견을 깨고 팬들, 시청자 앞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그룹 블락비는 케이블채널 엠넷 생방송 리얼리티쇼 '블락비의 개판 5분전'에 출연하며 아이돌의 금기사항에 도전 중이다. 프로그램 콘셉트가 데뷔 4년차 블락비가 아이돌에게 금지된 것에 도전하는 것인 만큼 블락비는 다양한 체험을 시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멤버들끼리 서로의 은밀한 비밀을 폭로하고, 민낯을 공개할 뿐만 아니라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 프로그램은 친근하고 내숭 없는 스타의 모습을 담으며, 지난달 엠넷이 발표한 몰입도와 충성도를 가늠하는 소셜미디어 버즈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가수 에일리도 케이블채널 MBC뮤직 리얼리티 프로그램 '에일리의 비타민'을 통해 스물다섯, 평범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유년 시절을 해외에서 보내고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처음 접해보는 한국 문화에 신기해하는 에일리이 모습이 담겼다. 내숭 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하는 엉뚱한 매력, 그리고 분식을 먹고 쇼핑을 하는 등 지인과 평범하게 여가시간을 보내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앞서 가수 비 역시 지난 1월까지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 '레인 이펙트'를 통해 그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 정지훈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으며, 밴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도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tvN '청담동 111'에 출연해 연예기획사의 속사정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보이그룹 엑소 역시 MBC 에브리원 리얼 버라이어티 '엑소의 쇼타임'을 통해 또래의 풋풋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렇다면 아이돌 스타들은 왜 신비주의를 벗고 리얼리티로 갔을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이돌의 입장에서는 일상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안에서 보여준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팬클럽들을 위한 프로그램일 수 있는데 충성도가 높다"며 "또 과거 가수들이 신보가 나왔을 때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참여해 잠깐 잠깐 홍보했던 것과 달리,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참여하면서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본다. 홍보도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투자대비 효과가 굉장히 큰 프로그램이다. '엑소의 쇼타임'을 예로 들면, 이 프로그램은 일상적인 스튜디오 공간에서 카메라 몇대로 촬영한 것인데 방송사 입장에서 비교적 쉽게 만들면서도 그만큼 투자대비 수익을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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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MBC에브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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