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투수들의 날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다르빗슈 유(28)에 이어 뉴욕 양키스 다나카 마사히로(26)가 같은 날 승전보를 울렸다. 다르빗슈는 완봉승, 다나카는 완투승으로 웃었다.
시작은 다르빗슈였다. 다르빗슈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9이닝 6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텍사스의 6-0 승리를 견인했다. 총 투구수 117개로 메이저리그 데뷔 3년 만에 거둔 첫 완봉승이었다.
다르빗슈는 최고 95마일 강속구와 함께 날카로운 컷패스트볼-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하며 마이애미 타선을 압도했다. 마이애미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다르빗슈의 슬라이더에 맥을 못 췄다.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이날 경기 11번째 삼진으로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데뷔 73경기만의 첫 완봉승을 장식했다. 일본인 투수로는 역대 8번째로 메이저리그 완봉승 투수가 됐다.

경기 후 다르빗슈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언젠가 완봉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마지막까지 한 명 한 명 아웃을 잡으려 했다. 8회 바뀔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감독에게 계속 던지겠다고 했다. 불펜을 쉬게 해줘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자 다나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다나카는 같은 날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1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양키스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5일 뉴욕 메츠전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이다.
다나카도 이날 최고 95마일 패스트볼에 주무기 스플리터와 슬라이더가 절묘하게 떨어지며 시애틀 타선을 잠재웠다. 4회 2사 1·2루, 8회 1사 1·3루 위기를 실점없이 막아내는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9회 로빈슨 카노에게 불의의 투런 홈런을 맞아 완봉은 놓쳤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13경기 만에 벌써 두 번이나 완투하며 최고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나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좋았다. 제구가 아주 좋은 건 아니었지만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던질 수 있었다"며 "카노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그 공을 좌중간으로 넘기는 건 별로 없었다. 실투가 아니었고, 그래서 다음 투구를 잘 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나란히 완봉승과 완투승을 거둔 다르빗슈와 다나카는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정상 투수 반열에 올랐다. 다르빗슈는 12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101개, 다나카는 13경기 10승1패 평균자책점 2.02 탈삼진 103개로 정상급이다. 일본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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