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를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 김강우의 압도적인 화면 장악력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에서는 테리영으로 활동하는 도윤(김강우 분)이 골든크로스의 멤버가 되며 본격적으로 복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골든크로스'는 긴장감 넘치는 화면을 위해 배우의 얼굴을 화면에 가득 채우는 타이트샷을 자주 이용하는데, 김강우는 화면 가득 분노를 표출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김강우는 서동하(정보석 분)의 경제부총리 청문회에 증인으로 등장, 전세계 자본시장에서 서동하의 영향력을 묻는 말에 "사람을 죽일 정도의 잔인함을 애국심으로 감추는 집요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죽은 동생의 사진을 공개, "저 옆에 아가씨는 3년 전 청담동 친딸 살인사건 피해자 강하윤이다. 그리고 내가 바로 저 피해자의 오빠 강도윤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김강우는 냉정해야 하지만 죽은 동생의 사진을 보며 숨이 턱 막히는 오빠의 심경과 함께 머릿속에 몇천 번은 그려봤을 장소에서 마침내 정체를 드러내며 뜨겁게 올라오는 응어리를 꾹꾹 눌러담아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낸 호흡 조절로 도윤의 심경을 안방극장에 절절하게 전달했다.
또 김강우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신뢰감은 도윤의 복수극에 정당성을 더하는 중. 도윤은 한 순간에 동생과 아버지, 인생 모두를 잃고 복수를 위해 달리고 있는데, 도윤이라는 인물의 분노가 믿고 보는 김강우라는 배우를 통해 더욱 절박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지면서 주인공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더욱 견고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김강우와 함께 하는 정보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정보석은 탐욕에 눈이 멀어 도윤을 보고도 모른체 하다가 자신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경제부총리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발목이 잡혀 그제서야 눈을 뜨게 된 서동하를 심하게 떨리는 눈동자로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정보석이 김강우를 향해 쏟아내고 싶을 수많은 말은 바짝 마른 입술과 숨 쉬는 것조차 잊은 듯한 그의 얼굴 표정을 통해 시청자가 생생하게 듣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엄기준 또한 서동하의 파멸을 위해 김강우의 정체를 알고도 모른척 하는 마이클 장 역할을 통해 비열한 인간상의 끝을 보여주며, 김강우와의 맞대결 장면에서 높은 흡인력을 발휘하는 등 '골든크로스' 배우들의 열연은 눈 돌릴 틈 없는 치밀한 복수극을 완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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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화면 캡처